민초

그때도 나는 그 생각에 매달렸다 97.

by 어떤 생각



봄을 알리는 붉은 동백도 좋지만

이른 봄의 노란 산수유도 아름답다지만

쌍계사의 벚꽃 잎이 꽃비를 날린다지만

섬진강 매화도 뒤지지 않는다지만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입춘이 지나

청계천 하류 버들습지에

군락으로 피어날

분홍빛 광대나물꽃이 나는 좋다.


그냥 잡초가 아닌

봄맞이라는 꽃말에 어울리듯

정월 대보름날 노는 풍물패 광대처럼

익살스럽고 신명이 난다.


바람 부는 날,

모두 한 방향으로 목을 치켜세운 채

()은 풀고 흥()은 주고 받는

()을 나누는 꽃이다.


봄이면 어김없이 찬 흙을 뚫고

다시 일어서는

내 나라 민초를 닮은

꿋꿋한 광대나물꽃이 나는 좋다.




民草 210mmX135mm, Line Drawing on Paper(Croquis Book),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