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생각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22
오늘은
내 발을 살펴보면서
365일 걸어온 날을 생각해 보자
발바닥을 찬찬히 바라보며
발에 긁힌 상처들과
나무옹이처럼 굳은살을
가만 들여다보자
발은 여리디여린 살로
내 무거운 사지를 지탱하면서
찬바닥도 끌어안았고
가끔 덧에 치어 버둥거리며
숱하게 돌아다녔어도
처음을 다시 앞에 둔
한해를 견디었구나
매일 온 몸을 지고 다니며
더듬어 더듬어 넘어지지 않도록
자갈길에도 지치지 않도록
노심초사하던 발의 기억
발에 난 금을 들여다 보면
강물처럼 흐르는
발의 눈물을 알겠다
그래, 오늘은
지친 내 발바닥을 사랑해야 한다
차가운 발을 감싸 안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