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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 생각 Dec 31. 2023

오늘은

그 생각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22


오늘은

내 발을 살펴보면서 

365일 걸어온 날을 생각해 보자

발바닥을 찬찬히 바라보며

발에 긁힌 상처들과

나무옹이처럼 굳은살을 

가만 들여다보자


발은 여리디여린 살로 

내 무거운 사지를 지탱하면서

찬바닥도 끌어안았고

가끔 덧에 치어 버둥거리며

숱하게 돌아다녔어도 

처음을 다시 앞에 둔

한해를 견디었구나


매일 온 몸을 지고 다니며

더듬어 더듬어 넘어지지 않도록

자갈길에도 지치지 않도록

노심초사하던 발의 기억

발에 난 금을 들여다 보면

강물처럼 흐르는 

발의 눈물을 알겠다


그래, 오늘은 

지친 내 발바닥을 사랑해야 한다

차가운 발을 감싸 안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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