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생각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08
살 날을 넉넉잡아 팔십으로 보면
오십까지가 오르막이고
그 후는 내리막일 거라 생각했는데
환갑을 넘고도 계속 오르니
고달픈 고갯길이다
오던 길 새삼 뒤돌아봐도
평탄하게 확대 포장된 길은 드물고
쉴 만한 그늘막도 넉넉지 않았으며
꽤나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험난한 고행길이었다
한치 앞도 못 보는 주제에
덜컥 쓰러지기까지 하면 어쩌나
딸아이 외손주도 한번 안아보고
아들놈 장가도 보내야 할 텐데
가파른 비탈길이다
숨차게 뛰어갈 지름길보다
풍경도 둘러보며 느려도 여유롭게
한 발자국씩 찬찬히 걷고 싶은데
도무지 비단길은 보이지 않고
아, 막막한 인생길이다
길 앞에 서서, 2023, Mixed media, 320mmX380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