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과 결과 파악하기
체중이 증가하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체중과 소득의 관계는 애매합니다.
체중이 증가하면 경제적으로도 좋지 않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원인과 결과를 파악해야 합니다.
체중이 소득에 영향을 줄까요?
소득이 체중에 영향을 줄까요?
통계를 바탕으로 한 사회과학 연구도 원인과 결과를 쉽게 파악할 수 없습니다. 주요 연구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소득이 체중에 영향
소득층의 개인은 비만 위험이 더 높은 경향이 있음
강한 음식 접근성과 신체 활동 기회와 같은 요인이 비만에 영향을 미침
체중이 소득에 영향
비만 여성은 마른 여성보다 적은 수입을 벌어들이는 경향이 있음
여성 체중 감량이 임금과 직장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줌
여성들에게 체중 감량은 높은 교육 수준을 취득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임금 향상을 가져올 수 있음
일반적인 견해는 소득이 체중에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은 비싼 건강한 음식을 먹을 경제적 여유가 없고 운동할 시간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과체중이 되기 쉽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설명은 상당히 논리적으로 들립니다.
그러나, 소득이 체중에 영향을 준다면 남성과 여성에게 동일한 영향을 줘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성의 체중과 소득은 높은 상관관계가 있으나 남성의 체중과 소득은 통계적으로 상관관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됩니다. 다시 말해, 통계적으로 마른 여성은 소득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나 마른 남성은 소득 증가와 관계없다는 의미입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소득 하위 20%는 비만율(BMI 지수 30 이상의 비율)이 20%에 가까운 반면, 소득 상위 20%는 비만율이 9%에 불과합니다. 이에 반해, 남성의 소득과 비만율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습니다. 비만 여성은 마른 여성에 비해 낮은 수입을 기록하나, 비만 남성은 마른 남성과 동일한 수입을 받습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한국, 미국 등 선진국에서 동일하게 관찰된다고 합니다. 외모를 중시하는 한국에서는 프랑스보다 더 높은 상관관계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정확한 연구 결과는 없습니다. 제 뇌피셜입니다...)
실제로 이런 상관관계는 매우 강력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평균 키를 가진 비만 여성이 25kg을 감량한다면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것과 동등한 수준의 임금 인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25kg 감량보다 석사 학위를 따는 것이 더 쉬운 것 같습니다...)
비만이 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여성과 남성에게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에 따라, 소득이 체중에 미치는 영향보다 체중이 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됩니다. 통계적으로 여성의 체중 감소는 경제적 소득을 증가시킵니다. 여성의 경우,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민감한 이슈여서 덧붙이는 글)
과체중이 나쁘다거나 생산성이 낮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며 모든 조건이 같고 체중만 다를 경우, 마른 여성이 비만 여성보다 높은 수입을 올린다는 사회경제적 현상을 설명드렸습니다. 이런 사회경제적 현상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잘못된 통계를 비판하는 방법)
원인과 결과를 거꾸로 해석한 연구와 기사가 많습니다. 통계를 바탕으로 한 주장을 볼 때 원인과 결과가 뒤바뀌진 않았는지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