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지나 빛으로
초침이 방 안을 걸어 다니고
바람 소리에 잠이 오질 않아
냉장고를 연다
찬 공기가 얼굴을 스치고
나는 왜인지 한참을 들여다본다
길 가에 나무 한 그루
껍질은 깊이 파여
빛이 닿지 않는 쪽에
파란 이끼가 붙어 있다
그 나무처럼
냉장고 한쪽에
핫바 하나
말없이 자리를 지키고
아무도 보지 않는 동안
그 나무는
쓰러지지 않는
연습을 했을 것이다
핫바는 내 속으로 들어와
겨울밤 배고픔을 채워주네
나른해진 밤은
잠깐 봄 쪽으로 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