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장애를 극복하라
길 모퉁이를 돌면
늘 그 자리에 있는 들길이 나온다
누리끼리한 잎들은
아직 계절의 강을 건너지 못한 채
머뭇거리고 있다
나는
길을 헤매지 않는 안도 속에서
내 집 정원 같이 같은 풍경을
반복해 걷는다
그날의 바람은 다르고
구름의 모양도 날마다 다르다
내 마음도 매번 같지 않다
풍경은 같지만
나는 작은 우주를 늘 여행한다
발밑의 작은 소리에 예민해하고
흙이 어둠을 밀어 올리는 숨결을
듣는다
좌우를 두리번거리다
다리를 절며 걸어오는
하얀 강아지를 만난다
눈을 뜨고 있으나 보지 못하고
귀를 세우고 있으나 듣지 못하는
작은 몸이
주인의 손끝을 믿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온다
문득
나는 묻는다
걷지 못하는 것은 저 아이의
다리일까
아니면
보고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한 채
익숙함 속에 머무는
내 마음일까
길은 늘 열려 있었고
바람도 항상 손짓했는데
나는 외면했었다
이제 다리를 탓할 게 아니라
마음이 먼저 힘차게
걸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