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거울 속 나

by 옹달샘


거울 앞에 서 본다
낯선 얼굴이 거울 속에 있다
염색을 하지 않은
희끗희끗한 머리카락

눈가에 부챗살 같은 세월의 흔적
거뭇거뭇하게 퍼져있는 잡티
착한 강아지의 축 처진 눈꼬리
웃는 것도 아니고
화난 것도 아닌 무표정한 모습

거울 속 여자의 눈 속에는
저녁의 식탁을 그리고 있었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있는 듯하다

거울 속 여자는
꽃이 그려진 액자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한다

거울 앞에 선 여자는,
거울 속 여자가 누구인지 궁금해한다
거울 속 여자의 눈 속에

반짝거리는 눈물방울

길 잃은 아이가 되어
잃어버린 엄마를 찾으러
신발 끈을 묶는다

해가 숨어버린 저녁에
신발 밑창에 말라버린 흙

배갯머리가 흠뻑 젖어
여자는 꿈속에서
걸어 나와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다 눈에 익숙한 것들로
그 자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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