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대우, 우대를 받기를 바라지 않았다

by 스테파니

처음엔 이곳에서 일할 땐

얼른 떠나야 하는 곳임을 알았다

하지만 어느새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여기서만큼은 많은 시간이다

그만큼 길게 일한사람이 없었으니까

오래 일한 사람은 딱 3명이다

그중에 내가 포함된다


일을 하고 있으니까

경기가 안 좋은 요즘 일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내가 살아있고, 경제생활을 하고 있다는 거,

그리고 몇 년의 시간이 흐를 동안 나는

꾸준히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는 거, 등

이런 거에 대단하다 잘하고 있다

셀프 칭찬을 하면서 나에게 보상도 주고 그랬다


올해 1월 어떤 직원 A가 내게 물었다

자기가 이번에 급여가 동결이 되어서

퇴사를 고민한다고, 이제 8개월 되었고 1년 되려면

4개월 남았는데, 해가 바뀌었으니 급여인상이 되어야 하는데 동결시키는 게 부당하다고 했다


뭐 아무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다

시간이 지나서 오늘 나는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내가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있어 확인을 했다

내 업무였고, 대충은 알고 있었던 금액을

이번에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금액은 그분의 경력에 비해

엄청 많은 보수를 받고 있었다

근데 그것마저도 작다고 하고, 동결시킨다 해서

나가려 했던 사람이 안 나갔던 이유가

돈을 올렸다는 걸 알았다


A는 나보다 짧게 일했고, 1년 경력뿐인 신입인데

그리고 4개월 된 다른 신입 B도 급여 인상이 되었다

B는 여기가 첫 직장이었다.

보니까 얌전히 있으면 인상에서 배제되었다는 걸

알았다. A, B 보다 일 잘하고

말귀 잘 알아듣는 경력직 한분은 급여 동결이었다

하지만 위의 A, B는 솔직히

좀 깐깐하게 지랄을 했긴 했다

근데 그게 먹혔다


그걸 보면서 나는 왜 얌전하게 현재를 만족했을까

일을 하고,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셀프 칭찬을 했을까


길지 않지만 짧지 않은 2년을 일하면서

물론 급여에 대해 이야기한 적 있지만

열심히 일하면 알아줄 거라 생각했다

챙겨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오늘 이 서류를 보고 나서 알았다


이곳은 나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알았다

대우해 주고 우대해 주기를 바라지는 않았지만

이런 곳에 머물러있으면 안 되겠다 생각했다.


똑똑하게 내 것을 챙기고 지키고 그래야겠다고

그리고 적어도 나를 하대하는 곳에

나를 불필요한 존재라 생각하게끔 만드는 곳에

방치하지 말자 다짐했다


그리고 꼭 떠난다

여기를

그리고 더 좋은 곳에 취업할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 좋은 곳에 갈게!

여기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