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담벼락

그땐 몰랐지

---- 풍선의 길

by 해피트리

길 잃는다는 건

두렵거나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건 아주 사소한 사건이었다.

정작, 극복하기 어려웠던 건

잃고 싶지 않은 마음과의 협상이었다.

가진 것을 꼬옥 움켜쥐고만 싶은 욕망이

길을 잃어선 안 되는 열 가지 이유를 들이대곤 했다.

나는 열 가지 이유로 인해

오래 전부터 지구 귀퉁이에 정박해 있었다.


하지만

알고 있었다.

길을 잃지 않은 건 욕망 때문이 아니라

길 잃을 작은 용기가 없어서라는 걸

그것을 직시한 뒤

움켜쥔 손을 놓아버렸다.

풍선은 자유롭게 날아갔다.

새로운 길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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