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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트리 Apr 28. 2022

나는 관대하다

---- 루이와 하쿠, 사랑해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에 마음먹고 구입했던 롱스커트, 채 입어보기도 전에 찌이익~ 돌이킬 수 없는 발톱 자국이 생겼다. 그것은 루이 잘못이 아니라 꽃무늬 탓이다. 하늘하늘거리는 꽃무늬가 루이 눈앞에서 어룽거렸기 때문이다.

  같이 지낸 지 2년 여, 아직도 하쿠는 잊을만하면 자기 똥을 먹어치운다. 그리고는 살갑게 내 얼굴을 핥는다. 보호소 케이지 속에서 몸에 밴 습성은 아무리 정성껏 희석시켜도 여간해선 지워지지 않는다. 

하쿠는 나에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가르쳐 주었다.      


  아무에게도 강요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알게 된 이후 꽤 관대해졌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친 김에 “나는 관대하다”라고 적다가 그만 울컥했다

수많은 잣대가 여전히 나 자신을 재단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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