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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트리 May 10. 2022

다시 읽는 <여우와 두루미>



“접시의 프를 먹을 수 없었던 두루미가 

이번에는 긴 병에 담긴 수프를 여우에게 내밀었다. 

여우는 수프를 먹지 못한 채 입만 다셨다”     


이솝우화의 결말은 무한반복의 또다른 시작처럼 보인다.

두 주인공의 반성이나 재발방지 약속이 드러나지 않으니

그들 관계 회복의 기미란 요원하다

그래서 생략된 행간을 채워볼 생각이다.     


“여우는 과체중 때문에 고생하는 두루미를 위해 접시에 수프를 내놓았다.

두루미도 아끼는 병에 초콜릿을 넣어 여우에게 선물하였다”      


봄을 보내고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며

여전히 반목하는 관계들을 만지작거려 본

플롯의 느슨한 매듭을 살살 풀면서.

그리하여 모든 결말들이 반목과 대결을 툭툭 털고 나오기를

모여앉아 지저귀는 새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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