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에 꽃을
그녀는 나풀나풀 온 동네를 헤집어 다니곤 했다.
늘 산발한 채 까르륵 웃던 여자. 비 내리는 날이면 웃음소리가 유난히 밝게 흔들렸다.
동네마다 그녀들이 하나쯤 있었던 시절, 뒷산 가득 찔레꽃 무더기가 피어난 어느 봄날에 그녀를 맞닥뜨린 적 있다.
그날 나는 흙마당에서 공기놀이를 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 동무들이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는 것도 눈치 채지 못한 채 놀이에 빠져 있던 때, 누군가 내 등을 톡,톡, 두드렸다.
그리고, 간절한 눈빛이 말을 걸어왔다.
“… 나, 정말 꼬,꽃처럼 예뻐?”
“………”
다시 한 번 간절한 눈빛이 내게 닿자 무언가에 이끌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까르륵 웃은 뒤 소중히 꽃을 꽂았다.
오랜 뒷모습이 지워지지 않는다.
켜켜이 쌓인 기억의 거미줄을 걷어내고 나면
헝클어진 그녀가 보일 것만 같다.
그녀는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