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텐트럼은 자페아이들에게 일반적으로 많이 보인다.
그러나 어린 아이일수록 정상인 아이들도 텐트럼이 강할 수 있기에 나에게는 비그리의 텐트럼이 무엇에 기인하는지 아직도 정확히 모르겠다.
왜냐면 비그리는 기질이 워낙 세고 ㅈㄹ맞은 편이기 때문이다.
이 ㅈㄹ맞음의 몇%가 자폐에서 오는 것일까? 궁금하다.
만약 이것이 순도 100%자폐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면 비그리도 어쩔수 없이 뿜어져 나오는 것일테고,
그렇다면 나는 분노보다는 측은한 마음을 더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비그리의 텐트럼 역사는 정말 초기부터 시작됐다.
남들 다 무는 쪽쪽이도 안물어서 재우기 힘들었는데, 이가 날때 잇몸으로 씹으면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치발기도 이 아이에게는 분노를 일으키는 대상이었다. 그래서 우리집에서 치발기는 ㅅㅂ기로 불렸다.
그것부터 시작해서 비그리의 텐트럼의 핵심은 '통제'이다.
비그리는 엄청난 통제성향을 가지고 있다.
모든 것을 자기가 컨트롤해야 직성이 풀린다.
돌 전에는 엄마아빠보고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는데 그렇게 그린 세탁기가 수백개는 될 것 같다.
문제는 무한반복이 아니라 뭐라도 자기 맘에 안들게(선이 삐져나오거나 동그라미가 크거나 작거나 뭐던) 그리면 발작버튼이 눌려진다. 그래서 그림을 그려주면서 심장이 두근거렸다. 언제 이 김부장 같은 비그리가 재떨이를 나에게 던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자기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면서는 더욱더 텐트럼이 세졌는데 그리다 말고 울어제끼기를 수없이,...
이제 좀 그림 실력이 괜챦아져서 살만하다 싶으면 다음 미션을 또 찾아내는데, 그것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머리묶기... 머리카락이 삐져나오면 안된다. 비그리가 내 머리를 묶고 있으면 또다시 심장이 두근거린다.
그래도 커가면서 능력치도 자라고 이런 심장떨리는 텐트럼 퍼레이드는 점점 줄어들고있다.
그러나 여전히 통제성향이 짙어서 엄마가 이거 여기서 해! 명령조로 이야기 했는데 내가 안들어주면 발을 동동 짜증 한바가지를 퍼붓는댜.
그런데 종종 그런 생각을 한다. 비그리가 키우기 너무 힘들기 때문에 나나 남편은 항상 피곤한 상태로 최소한의 육아만 하고, 훈육과 지시내리기가 주를 이루는 대화가 이어지는 것이 이 아이의 자존감을 낮추게 만들고, 그래서 더 땡깡과 문제행동을 보이는 악순환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그래서 어느날 맘잡고 웃으면서 칭찬과 궁디팡팡을 아끼지 않으면 아~주 예쁘게 행동할 때가 있다.
문제는 이런 나의 긍정적인 태도에 소금을 뿌리는 것은 비그리의 알수 없는 발작버튼이다. 아주 분위기 좋게 놀고 차를 탔는데 방에서 못다그린 것을 그리겠다고 스케치북과 볼펜을 들고 온것이 화근. 눈이 너무 크다 이게 이모양이 아니다 하면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 나와 남편은 놀러나가려다 분노에 가득찬 상태로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 이후는 파국. 악순환 시작이다.
다시 한번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오면, 비그리의 ㅈㄹ맞음은 100%가 자폐에서 오는 것일까? 병원에서 ABA를 권유했지만 맞벌이인 사람이 도저히 맞출 수 없는 치료 일정이라 안하고 다른 치료만 하고 있는데, 그래서 이런 정신적 스트레스가 명세서로 돌아오는 것일까? 자폐아이를 키우면서 맞벌이를 하는 것은 정말이지 투잡 이상을 뛰는것 같은 느낌이다. 결국 내가 휴직을 하는 것으로 조만간 결론이 나지 않을까...
더 궁금한 것은 이런 에피소드가 일반 아이에게서 보이는 경우와 자폐 성향을 가진 아이에게 보이는 경우 훈육 방법이 달라야하는 것일까? 나는 자폐 아이의 훈육을 어떻게 해야할지, 자폐라는 꼬리표를 떼고 훈육을 해야할지,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과 같은 것이고 점차 사라지는 것이라면 그냥 기다려주고 못본척 해야하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