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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신으로 살기(35)

다르니까 사랑이 필요해

6-5. 서로 다르기 때문에 사랑이 필요합니다.


 우선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우린 종종 비슷하고 소통이 잘되는 것에 몰두하고 좋아하는 경향이 있으며 간혹 자신과 반대의 경향에 끌리기도 합니다. 나의 마음이 닮은 것을 통해 지지받고 싶을 때에는 비슷한 성향을 좋아하고, 나의 마음이 그릇을 키우고 싶거나 자극이 필요할 때는 반대성향이 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슷하다 하더라도 염격히 인격 성향은 같을 수 없기에 처음에는 같은 점을 근거로 마음을 열다보면 서로 다른 점을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다름이 인정되지 못하고 내 방식을 강요하는 것은 집착이지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이 자라고 깊어질수록 의식적으로 차이를 조화롭게 만들어가고, 서로 스며들며 인격의 폭을 넓혀가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또 사랑이 자라고 믿음도 강화되는 상생의 관계가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와 나 자신에게 자유를 주고 판단 없이 지켜보는 힘이 필요합니다. 



 자유가 없는 사랑은 집착이며 간섭과 지배하려는 의도는 사랑이 아님을 깨닫게 되면 명상적 태도가 살아날 것입니다. 사랑의 길은 결국 명상의 길과 만나게 됩니다. 내가 소중하고 내 생각과 감정이 이유가 있는 것임을 알고 이해하고 사랑한다면 타인도 그러함을 알게 됩니다. 

 정서적으로 독립이 안되어 남에게 정서적 지지를 늘 받아야 하고 내가 준 만큼 돌려줄 것을 기대한다면 자기 사랑을 더 키워야 할 때입니다. 결핍을 채우려는 욕망은 기대를 만들고, 의존은 두려움의 원인이 되어 사랑의 힘이 위축되고 눈치를 보게 됩니다. 상대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자신의 중심을 스스로 돌보아야 존재론적 소외 상태에서 차차 벗어나게 됩니다. 새로운 체험을 하며 내 마음의 한계와 약점을 고쳐가는 사랑의 길은 후회하지도 후퇴하지도 않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과 마음을 열면 처음에는 사랑과 관심을 아낌없이 보여주며 친밀감을 쌓아가게 됩니다. 익숙해지고 서로에 대한 판단이 내려지고 무의식적으로 차차 자신의 어두운 면이나 약점을 드러내게 됩니다. 왜냐하면 마음은 좋은 것과 싫은 것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마음을 열면 마음 전부가 드러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사랑하기에 너무 상처가 되는 생각, 감정을 꺼내놓지 않으려다 마음 전체를 닫아버리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때 이해와 통찰력 그리고 사랑의 마음이 있으면 더 깊은 사랑의 관계가 되지만 서로 담을 쌓고 싸우거나 거리를 두게 되기도 합니다. 가족은 유전자로 연결된 관계라 쉽게 정리할 수 없어 가장 많은 영향을 받고 소통을 배워야 하는 관계입니다.


 다름을 인정해야 평등한 마음으로 대화를 해 나갈 수 있습니다. 즉 사랑은 상대를 상대 답게 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이 고통스럽고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내 뜻대로 하고 싶은 나의 애정 욕망이 아닌가 성찰해 봅니다. 모든 것에서의 일치감은 불가능한 것임을 이해하고 감정선에서 일치감을 느낄 수 있는 즐거운 일들을 찾는 것이 생각의 불일치로 다투는 것 보다 이순간을 사랑하는 지혜일 것입니다. 

 우린 서로에게 나를 채워줄 사랑을 원합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도 신뢰에 뿌리를 둔 사랑의 표현입니다. 나를 채워 갈 사랑은 나의 존재 안에 있습니다. 타인에게 모두 채워달라 한다면 반드시 좌절할 것입니다. 그도 역시 똑같은 소망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6-6. 걱정보다 지지와 따스한 마음이 사랑입니다.


 문명화되고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걱정할 것이 많은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가진 것을 줄 수 있습니다. 나에게 없는 것을 주려다 보면 금방 한계에 도달하여 지치고 맙니다. 너무나 지쳐 있는데 사랑을 달라고 하면 화가 납니다. 그래서 내면의 무한한 사랑의 능력을 잘 돌보아 키워가는 과정인 인간에게는 상황에 맞는 나 자신에 대한 배려와 지혜가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과욕을 부리면 좌절하게 됩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이런 피곤한 상태로 살고 있으니 정직하게 가능한 것을 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걱정하는 마음이 사랑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걱정이나 염려하는 마음은 무겁고 부정적인 에너지입니다. 가족에 대해 걱정하기보다는 지지와 따스한 격려가 사랑입니다. 걱정이란 삶을 살아가는데 방어적으로 꼭 필요한 것이므로 실제적인 지혜로운 도움을 준비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알아서 그의 삶이 성장할 수 있게 실제로 도움을 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사랑은 상대를 자신의 모습으로 살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부부싸움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불안한 자신의 마음을 포장해 내보내면서 걱정을 잔소리처럼 반복합니다. 사랑과 관심이 없는 마음은 화합도 안 되고 소통을 방해하며 이런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보지 못하는 까닭에 누구를 만나도 갈등은 끝나지 않게 됩니다. 


차라리 정직하게 지금 몹시 지쳐 있고, 좋은 마음 상태가 아님을 표현해주는 것이 지성적 태도입니다. 의식하고 있으면 나와 우리에게 에너지가 채워지고, 긍정의 문이 열리지만 항상 걱정하는 마음으로 대한다면 서로의 마음은 위축되고 즐기고 누리는 풍요로운 자세를 잃게 할 것입니다. 자신도 방법을 모를 때는 걱정보다는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태도와 여유를 갖는 것이 지혜로운 방식입니다. 

실제로 돈이 걱정이면 돈을 벌고, 건강이 걱정이면 구체적으로 노력하고, 마음이 상처받았으면 치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사랑입니다. 그리고 현재 불가능하고 불안한 것은 기도를 하는 편이 좋습니다. 사람에게 내 불안과 두려움을 투영하는 것보다는 자연이나 신에게 ‘극복할 힘을 발견하고 감사하는 인간이 되길’ 기도하여 내 마음의 평화를 돌보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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