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차 호흡에 집중력이 생기면 방황하던 생각들이 점점 가라앉고 생각의 흐름도 조금은 느려져 잔잔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전히 똑같은 패턴으로 살지만 명상적인 상태가 일상의 상태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샤워를 한 듯 개운한 느낌이 몸을 통해 나타나거나 생각에 푹 빠지기보다는 하늘에 구름이 지나가듯 어떤 생각도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어렴풋한 가치관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평소에 화가 나게 만드는 일들이 백 가지였다면 이해와 통찰력이 조금 자라서 화가 나는 순간을 알아차리게 되면 ‘넘어갈 일이야. 그럴 만도 하지.’하는 식으로 공격적인 마음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우울한 생각이 찾아오면 빠져들다가도 알아차리고 돌아 나오는 것이 조금씩 가능해집니다. 우울하거나 화가 날 때 산책이나 좋아하는 일을 찾아 나서는 것도 명상입니다. 생각이 많아 무거워지면 헬스나 텃밭 가꾸기 등 좋아하는 몸의 움직임에 집중하면 빠르게 나를 전환하게 해줍니다. 내 마음을 알아차리니 내가 좋아하는 것에 더 마음을 열게 되며 부정적 습관의 반복되는 것은 비난하지 않고 내버려 두게 됩니다.
반대체험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깨어나는 과정 중에는 일시적으로 마음이 더 힘든 시기가 이때입니다. 꽉 조이며 억압하고 있던 마음의 꼭지가 조금 느슨해지기 때문에 때로는 분노나 억울함, 고통스러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많이 쌓여 있을수록 예기치 않는 상황에서 우연을 가장하여 두려움이나 슬픈 감정이 몰려오기도 합니다. 질풍노도와 같이 과거의 심리적 장애들이 걸림 없이 튀어나와 감정 기복이 조절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는 억압이 풀리는 과정으로 자신 안의 지배적 감정이 드러나는 자연스런 과정으로 이해하고 스스로의 상태를 따뜻하게 받아들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상한 일이 아니라 정상으로 가는 길에서 버려야 할 과거들이 올라오는 것이기 때문에 의식이 깨어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을 수 있습니다. 이 감정의 폭발 시기에는 앞에 설명한 지성의 길을 운용해 마음 갈아끼기와 병행해야 효과적입니다.
이 시기에 악몽이 찾아오는 경향이 많습니다. 어린시절의 트라우마가 빠져나가는 것으로 반겨주고 토닥여 줍니다. 삶에 대해, 당면한 과제에 대해 의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므로 독서를 하며 필요하다면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도 좋습니다. 전에는 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어떤 행동을 돌발적으로 하기도 하여 당황하기도 하고 더 감정적이 된 듯 느껴져 작은 감정에도 민감해지기도 합니다.
자기사랑이 부족해 무의식적으로 방치되었던 에고가 살아나 전보다 자신감이 생기면 나의 감정들이 따라서 강화되기 때문입니다. 나약하고 순종적으로 살아온 사람은 과거의 억압자로부터 자유를 향해 나아가 자신의 주장과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며 삶을 바꾸어 갈 필요를 느낍니다. 내면의 에너지가 스스로의 주인으로 설 때 의식이 일깨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동안의 삶이 후회스럽고 자신을 미워하는 마음이 강해지면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종이에 적어보며 무엇이 길을 잃게 하는지를 성찰하여 불편한 과정을 줄여 줍니다.
타인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풀기보다는 많이 울고 화가 나면 베개나 종이 등을 찢는 등 활동적인 에너지로 일깨워 풀어내어 놓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 요가 취미생활로 쌓인 감정 덩어리를 인정하고 의식적으로 몰두하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자애명상은 말 그대로 자신을 사랑으로 바라보는 명상입니다. 무의식적인 마음이 깨어나는데 밝고 건강한 가치관으로 바로 전환할 수 없다면 사마타 명상등을 병행해도 좋습니다. 내가 나에 대한 느낌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즉 부정적 생각이나 감정이 올라올 때 ‘생각과 감정은 내가 아니다.’는 마음으로 멈춤을 훈련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멈추어지지 않지만 점차 두뇌의 신경전달회로가 바뀌면서 과거가 힘을 잃게 합니다. 두뇌가 따라오는 데 시간이 걸릴 뿐 내가 부정적인 마음의 에너지를 키우지 않으면 멈추었다가 새로운 길로 바뀔 것입니다. 마음도 나의 부분이므로 내 마음이 가는 길을 의식의 밝은 빛 속으로 끌어당겨 문제없음으로 돌리는 첫 단계입니다.
2단계가 진전되면 실제로 내 마음이나 생각이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는지 전보다는 알아차리게 됩니다. 대체로 3일에 한 번씩 우울해진다던가, 한 달에 한 번은 욱한다던가, 직장에서 내 생각의 패턴은 이러저러하여 주눅이 들곤 한다든가 하는 등 중요한 경우에 자신의 사고와 마음이나 느낌의 패턴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을 마음으로 바꾸려 해도 되지 않기에 무력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즉 마음은 발견했지만 손을 쓸 수는 없고, 끌려다닌다는 것을 알지만 잘 바뀌지 않는 상태입니다. 앞서 제기한 삶의 방편들을 활용하면 좀 더 쉽게 이 과정을 즐기며 보낼 수 있습니다. 마음이 이중적이고 습관적 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좀 더 지성의 힘도 자라야 자연스럽게 제어가 되어 갑니다. 지성의 힘과 중심이 약하면 보통의 경우 타인에 대해 너무 열려 있어 다른 에너지에 쉽게 동화되는 현상도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 자신도 모르게 타인의 말에 잘 흔들리고 슬픈 영화나 공포영화를 볼 수 없게 되며 타인의 에너지를 나의 것으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럴수록 미묘한 마음을 깨어 바라보고 크리야 요가나 옴 명상 등으로 균형을 잡아 흔들림 없는 내면으로 자주 돌아가면 평안한 자신감이 자라납니다.
의식 즉 참된 나는 나이도 없고 시간과 공간 없이 본래 모습으로 늘 존재하는 것입니다. 집중만 한다면 시공의 제한을 넘어 의식에게는 열려 있는 행복 느낌이나 평화로왔던 그때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마음과 생각을 한다고 자신을 비난하는 것은 의식을 존중하지 않는 자학적 태도일 뿐입니다. 바른 생각과 중도의 균형감을 회복하면 욕망도 집착도 견딜 만한 자기성취의 도구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