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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신으로 살기(38)


7-2. 명상이란 있는 그대로의 나에 현존하는 것입니다. 


7-2-1. 1단계, 내 마음 나도 모르겠네.


 우리는 바쁘다 보니 에너지를 외부로만 사용하며 살고 있습니다. 명상을 위해 따로 시간과 공간을 준비할 여력이 없을 때 외부로만 흐르는 에너지를 안으로 돌리는 것이 어렵습니다. 명상적 삶은 내면과 외부의 조화를 회복해 가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물론 주변이 소란스럽고 타인의 에너지가 항상 오가는데 정갈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떻게 일상에서 가능하겠느냐 하겠지만 단 5초 혹은 3분이라도 마음을 멈추는 집중을 연습하는 것입니다. 결국은 아는 것만큼 체험하게 되고, 체험한 만큼 알게 되어 갑니다. 초기에는 가능하다면 명상을 잘 지도하는 집단을 통해 빨리 습득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호흡체험을 누군가와 공유하면 주관적인 체험을 객관화할 수 있어 자신감도 생깁니다. 

 지하철 안에 있거나 운전 중에 빨간 신호등에서 잠시 멈출 때, 설거지하면서 혹은 잠들기 전에 호흡에 마음을 모아 느껴 봅니다. 호흡에 집중하며 에너지를 호흡이 들고 나는 것과 일치 시켜가며 떠오르는 생각을 그저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생각을 내버려 두는 것도 좋습니다. 

 몹시 피곤해서 잠시 쉬고 싶을 때 명상적 이해를 갖고 호흡에 집중하며 쉰다면 짧은 시간에 에너지의 회복을 할 수도 있습니다. 휴식 시간에 멍하니 시간을 보내며 에너지가 채워지길 기다리기보다는 잠시 사념의 흐름을 지켜보며 호흡에 집중해 보는 것입니다. 호흡에 주의를 돌리는 단순한 집중 훈련을 하다보면 처음에는 누구나 집중이 되지 않아 방황하는 마음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처음에는 생각의 흐름이 폭포처럼 밀려오는 것을 발견하고 생각과 마음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낙담하기도 합니다. 생각이 전보다 많아진다고 느끼는 이유는 그동안에 무의식적인 생각과 느낌을 알아차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모든 사람이 똑같이 겪는 과정이며 의식이 깨어나는 과정에 반드시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내가 부정적인 생각에 얼마나 쓸데없는 에너지를 사용하는지 받아들이는 과정입니다. 

 명상법에는 대체로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직접 내면으로 집중하는 것과 외부의 대상에 심상화를 통해 내면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참선화두처럼 생각을 하나로 모아 의심하다 생각 없음의 차원을 여는 방편도 있습니다. 화두를 ‘이 뭣고?’ 혹은 ‘부처는 뜰 앞의 잣나무? 붓다는 똥 막대기?’ 화두의 원리는 논리적인 추론을 하지 못하게 하여 사고 너머의 이치를 깨닫게 하는 방편입니다.

 여기서는 이 모든 방법들 중에 자신의 성향에 따라 쉽고 편한 것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무엇이 옳은 길이냐고 묻는다면 지금 내가 선택한 방편이라 할 수 있고, 영원한 한가지가 늘 옳은 것이 아니므로 지금 여기에서 나를 이롭게 하고 편하게 하는 방편이 최선의 선택입니다. 즉 나 자신이 주인이 되어 순간순간 결정해 가는 것입니다. 


 이 시기에는 생각을 알아차리고 몸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되는 위빠사나 명상이나 자애명상 혹은 고엔카 명상등 다양하며 단전에 집중하여 쿤달리니를 일깨우는 요가적인 방법, 또 심상화를 하며 보라색 빛이나 상위자아나 선언적 문구를 되뇌이는 법 등 수천가지가 있습니다.

 어떤 규칙을 따를 필요도 없지만 다음과 같은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왜 호흡에 집중하는가? 호흡을 계속 의식하면서 복식호흡을 하면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날 뛰는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여기서 들이마신 호흡이 단전에서 돌아 나올 때 잠시 멈춤의 순간에 만트라를 같이 하는 것도 좋은 방편입니다. 불안할 때는 ‘괜찮아’, ‘나를 사랑해’ 한다던가 오늘 읽은 책의 한 구절 중에 감동적으로 다가온 문구를 내면화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몹시 부정적이고 집중이 안 될 때는 만트라를 외우거나 기도를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첫 단계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호흡에 집중하는 것을 가끔은 잊지 않고 꾸준히 살면서 해나간다는 마음으로 앞에 설명한 사랑의 길과 지성의 길과 함께 시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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