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부작용 알아차리기
(삶의 변화가 없는 명상은 명상했다는 에고가 주인이 되어 또 하나의 초자아를 만든 것. )
9-1. 나는 특별하고 잘났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습니다.
오직 나의 존재감이 충만해지는 것은 과정 중에서 자연스런 깨달음이고 긍정적인 자아체험입니다. 붓다가 ‘천상천하유아독존’ 이라 말한 까닭은 타인의 의지와 기대로 자신의 본성에서 벗어나 무의식적 자세로 사는 것에 대한 일침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독립된 개체로서의 나를 인식하는 것은 메타인지적인 성장된 자아관의 시작입니다. 몸과 마음과 의식이 하나가 되어 존재의식을 느끼면 자칫 모든 것을 이루었다는 착각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이기적인 에고가 다듬어져 있지 않고 지성과 사랑에 눈뜨지 못한 자비심 없는 자아 중심성으로 타인을 이용하며 자신의 에고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회법규나 도덕을 무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에고의 만족감과 무언가 알았다는 생각으로 우월의식 속에 침잠되어 자신의 느낌은 항상 옳고 자신의 말은 절대적 진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 함정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자신을 괴롭혀 온 자학과 자기혐오 등과 같은 열등감이 반대의 우월감으로 변한 것 뿐이므로 중용의 지혜를 향해 겸손하게 더 나아가야 합니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천상천하의 유아독존이므로 열등감 극복은 본성의 생명은 하나에서 나온 것으로 존중하는 감성을 배우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명상의 4단계에서 정체되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때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마음이 든다면 평등과 사랑을 향해 더욱 정진해 감사와 겸손을 배워갈 기회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명상한다고 과거와 연결된 부정적인 체험과 감정들을 차단하다 보면 본래 갖고 태어난 순수함으로 돌아가기 전까지는 감정이 일시적으로 작아지며 사라지기도 합니다. 마음은 하나로 존재하지 못하고 시계추처럼 이분되어야 살아남기 때문에 부정적 감정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감정도 함께 멈추는 경향이 많습니다.
과거가 해체되고 마음이 새로 정립되는 근원적 의식이 밝게 깨어나 가짜인 생각과 마음을 버리게 되므로 비어진 상태가 증가합니다. 이 상태가 주는 편안함 때문에 모든 마음을 멈추게 하고 억지로 비우려다 보니 마음도 텅빈 상태를 받아들여 일상에서도 생각이나 마음 없이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도, 어떤 외부의 부정적인 공격이나 사건이 생기면 자신도 모르게 숨겨진 감정이 폭발한다면 내 마음을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고, 원인을 찾는 자아탐구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워하지 않기 위해 무심해지려다 보니 일부 감정은 억압되고 표면의식은 무심을 연습하게 됩니다. 사실, 좋은 마음도 마음이고 나쁜 마음도 마음이며 마음은 다층구조로 얽혀있는 구조물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어느 하나만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전체적으로 생각의 진행속도를 늦추고, 잡생각을 덜하게 하는 과정에서 생각과 감정이 두뇌구조에 일시적으로는 생기는 현상입니다. 과거의 내가 해체되는 과정에서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다 명확한 현실 인식을 위해 냉철한 이성의 깨어남과 부정적 사고패턴을 갈아끼는 과정에서 감정이 사라진 느낌이 찾아오지만 이 또한 지나가는 것입니다. 명상을 오래 한 사람들은 소시오패스와 뇌 구조가 비슷해지는 경향도 있으나 긍정적인 감정을 소중히 다루며 에너지를 가슴의 사랑으로 모으는 방편을 활용해 모든 감정을 열어놓아도 자신이 실망하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연습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끔 마음이 자유롭게 열림의 순간에 눈물, 분노 등의 감정이 드러나는 것은 변화를 위한 의식의 힘이 작용한 것이므로 타인에게 큰 피해가 가지 않는 한 감정을 인정해 표현합니다. 걸림 없이 감정을 표현해도 남을 해치지 않게 되면, 여여한 나로 돌아온 것입니다.
명상이 효과가 없는 것 같고 노력하기 싫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분열된 마음이 하나로 집중되는 길이 열리기까지 구체적인 삶을 그저 열심히 사는 것이 더 필요한 사람도 많습니다. 명상을 억지로 에너지를 모아 노력하면 곧 중지하게 될 뿐 아니라 나는 인내심 없는 놈이란 생각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직장에서 돌아와 요가나 명상을 하고 난 후에 휴식할 때 초보자일수록 생각이 활성화 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목적 없는 생각이 방황하며 소소한 장면들을 반복 재생되어 휴식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는 것입니다. 에너지 소모 후에 집중된 사고를 하지 못하고 휴식할 때 뇌 영역 내측 전전두피질 후측 대상피질 영역이 활성화되면서 과거와 연결된 반복된 사고에 빠져드는 현상입니다. 멍 때리며 티브이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등의 방법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하며 그 시간에 부정적 생각으로 빠지는 것을 막거나 호흡에 집중하며 잠시 잠을 자거나 쉬는 것이 좋습니다.
명상 초기에 생각, 감정이 더 많이 올라오고 악몽을 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식이 각성되어 불면증이나 행복하지 못한 나를 생각하며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불면증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대부분 바르게 명상을 한다면 전보다 잘 자게 됩니다. 호흡이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긴장을 풀어주기 때문입니다. 호흡법을 바꾸고, 자신을 몰아붙이는 태도 대신 즐기도록 해봅니다. 한두 달이 지나도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지금은 때가 아니며 다른 활동적인 즐길만한 것으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즐겁고 쉬운 길을 찾아야 한다는 신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