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페북 생활 1/5
Gangnam Style Series no.24 Gangnam in Snow Watercolor, Acrylic 40x30 artist 정창영
2022/8/24
현대인은 대부분의 경제 활동이 거래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거래를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말이 됩니다. 그런데 거래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거래 상대방을 찾아서 만나야 하고 요구되는 정보를 구해서 협상을 하고 나서야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거래에 따르는 모든 금전적 지출과 어려움, 노력, 위험 등을 포함하여 거래비용 (transaction cost)이라고 합니다.
모든 거래는 거래비용을 최소화하도록 그 방식과 형태가 결정됩니다. 거래비용이 경제 구조를 결정하는 것이니만큼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입니다. 거래비용 때문에 거래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그만큼 생활이 피폐해지게 됩니다. 반면 거래비용이 낮아져서 더 많은 거래를 하게 되면 더 높은 생활 수준을 향유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인류에게 가져다준 혁명적 변화는 바로 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어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거래가 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기술은 거리를 없애고 정보처리 능력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는데 거리와 정보가 거래비용이 애초에 발생하는 근본 이유입니다. 디지털 혁명은 바로 거래비용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로 거래비용이 획기적으로 낮아져 우리의 생활수준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생활방식도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경제생활이 거래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면 사회생활은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사람과의 소통 역시 비용이 따릅니다. 이 역시 거리와 정보, 시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데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추가됩니다. 교제의 범위를 넓히면 소통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범위를 제한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비용이 사회생활의 범위와 형태를 결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의 사회생활에도 디지털 혁명은 소통 비용을 파괴적으로 낮춤으로써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사회생활 방식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저와 페친님들의 이야기입니다. 세계 각국의 수 백, 수 천의 친구들과 거의 매일이다시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소식과 생각을 나누는 사회생활을 어찌 생각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 디지털 혁명 이전에는 소통비용 때문에 혈연과 지연, 학연, 혹은 직장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거래비용이 낮아져 사회생활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이 반드시 우리의 생활을 윤택하고 행복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그만큼 더 노력과 슬기를 필요로 하는 것일지 모릅니다. 몰랐더라면 좋았을 것을 알게 된다든지 상처받기도 더 쉬워져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디지털이 가져온 새로운 세상에서 사회생활의 자세를 다시 가다듬어야 할 때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디지털 기술이 가져온 거래비용 혁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관한 것입니다. 플랫폼 사업모델은 단순히 거래비용을 낮추었을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와 AI 기술로 개인마다 맞춤거래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거래의 본질을 변화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