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화의 끝은 어디인가? 2/5
2022/2/14
제가 현재 재직 중인 대학에 교수직을 얻은 것은 1989년입니다. 지금까지 32년 하고도 한 학기가 더 지나갔습니다. 앞으로 1년 더! 그 30여 년 동안 글로벌(국제)경영과 글로벌(국제)재무 두 과목을 담당했는데 줄곧 화두는 무역과 국제투자가 자유화되고 급격히 증가하는, 이제는 너무 익숙한 글로벌화(globalization)였습니다.
글로벌화 스토리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무역과 국제투자의 증가는 세계경제의 생산효율을 높여 생산역량이 커졌습니다. 한국과 같이 무역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나라의 경제는 역사상 유례없는 성장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세계경제의 생산역량이 너무 커져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게 되었으며 수요부족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게 되었습니다. 글로벌화 이전에는 인플레이션이 항상 문제였는데 이제 인플레이션 우려는 사라지고 거듭되는 경제위기 때마다 각국은 금리를 낮추고 돈을 마구 풀어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경제 논의에서 인플레이션은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 40년 만에 인플레이션이 돌아와 세계경제를 사정없이 뒤흔들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물론 2년 동안 전 세계를 움켜쥐고 괴롭히는 코로나가 근본 원인이겠죠. 그런데 코로나가 직접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기보다는 글로벌 공급사슬의 일부 고리에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여기서 발생한 인플레이션 심리가 전반적 물가 급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저러나 2주 후로 다가온 신학기에는 지난 30년 동안 써온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쓸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고민입니다. 제가 교수로 재직했던 지난 30년 동안 한국에 일어난 변화를 보여줄 사진을 찾아보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1989년 세종로 거립니다. 지금 보니 참 거시기 하네요. 위 사진은 최근 삼성동 모습입니다. 한국의 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가장 큰 동력이 바로 글로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