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정의, 그리고 국가안보 1/5
2021/9/29
지금 이 시대에 대한민국의 국민임이 다행스럽고 감사한 이유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중에 하나는 법치가 자리 잡았다는 점입니다. 사극이라도 보면 멀쩡한 사람 잡아다가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이실직고하라고 주리를 틀고 곤장을 치는 것을 보면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법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법과 불법의 경계선이 어느 정도 확립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살다가 보면 법을 어기는 일이 없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또 이런저런 이유로 분쟁에라도 휘말리면 법의 판결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법에 가까이 갈수록 법의 경계선이 명확하지 않으며 판결은 자의적인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능한 변호사는 판결을 크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결국 법은 돈 있고 힘 있는 사람의 편에 서게 됩니다.
변호사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나 소설이 많이 있으며 저도 즐겨 보는 편입니다. 드라마나 소설에서 유능하고 정의로운 변호사는 숨겨진 진실을 밝히고 잘못될 뻔한 판결을 바로잡습니다. 법치주의의 승리입니다. 그러나 그런 영웅적이고 정의로운 변호사가 존재하더라도 예외적일 것입니다.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변호사를 욕할 수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진실은 밝혀지기 어렵고 판결은 돈과 권력에 흔들리기 쉽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미국에서 헤지펀드의 내부자정보 이용에 대한 탐사 논픽션입니다. 내부자정보 투자는 수십 년 감옥 갈 중범죄이지만 엄청난 차익을 가져오기 때문에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내부자정보를 얻어 적극적으로 이용하려 합니다. 내부자정보를 이용했다는 증거를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돈 많은 사람들이니만큼 유죄판결을 이끌어내기도 어렵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이 책에서는 한때 미국 최대 헤지펀드였던 SAC Capitals의 내부자정보 사건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데 결국 유죄판결이 내려져 회사가 문을 닫았습니다. 그러나 사건에 직접 연루된 창업자이자 세계 최고 부자의 하나인 Steven Cohen은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결국 법의 한계를 보여준 또 하나 예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