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외환위기의 추억 3/5

by 화가 경영학자
20230919_181511[1].jpg Sports in Arts Series no.19 유도 2012 런던올림픽 송대남

2022/5/5


처음에는 그냥 경제의 위기를 인생의 위기에 빗대어 몇 자 적으려고 했는데 그렇게 몇 자로 마무리할 수 없어서 얘기가 길어졌습니다. 다섯 회로 나누어서 오늘 세 번째 얘기입니다.


지난 글에서 많은 페친께서 정말 다시는 1997년의 외환위기와 같은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댓글을 달아 주셨습니다. 모두가 힘들었죠.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을 되살리게 한 것 같아서 죄송하기도 하고요.


그러나 그러한 위기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서 경제가 안정되고 고통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라는 것은 늘 균형에서 벗어나고 또 균형을 찾아 몸부림치는 과정을 반복하죠. 그것을 경기사이클이라고 합니다. 경제위기는 그 과정이 급격하고 과격하게 일어나는 것일 뿐입니다.


세상에 모든 일은 빛과 어둠, 선과 악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밝기만 한 것이나 어둡기만 한 것, 그런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빛 속에 있으면 어두운 면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기 쉽습니다. 경제위기 속에서는 모두가 공포에 휩싸여 경제위기가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경제위기의 긍정적 효과라니?' 하고 의아해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경제위기는 크게 어그러져 있던 경제가 빠르게 균형으로 돌아가는 과정일 뿐입니다. 거품이 꺼지는 과정이라는 것이지요. 겉으로는 안정적으로 보이는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면 경제는 더 어그러지고 거품은 더욱 커져가 이후에 더 고통스러운 위기를 만나게 됩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기득권층의 힘이 상대적으로 위축되기 때문에 완만한 변화에서는 불가능했던 개혁이 가능해지기도 합니다. 경제는 우리 인생처럼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데 기존의 불균형을 초래한 세력은 변화에 저항하기 마련입니다.


1998년 들어서 한국은 다른 나라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위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외환위기였던 만큼 부족한 달러가 흘러 들어왔던 것입니다. 가장 직접적 이유는 원화가치의 급격한 하락에 있었습니다.


최저 시점에서 원화가치는 위기 이전의 1/3 수준으로 내려왔으니 한국의 모든 것이 20세기 최대의 세일행사에 내놓인 것입니다. Buy Korea가 이루어지며 달러가 흘러 들어왔습니다. 한국 전체를 헐값에 팔아 치웠다고 분개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당시로서는 자존심보다는 한 푼이라도 달러를 버는 것이 더 급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2011년 그리스의 부채위기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리스가 유로를 쓰고 다른 유로 국가로부터 빌린 돈의 부도가 문제가 되었던 만큼 그리스 위기는 남유럽 위기, 유로 전체의 위기로 번져 갔습니다.


한국과 그리스 위기의 다른 점은 그리스만의 통화가 없었던 만큼 통화가치 하락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그리스는 위기극복에 필요한 유로를 벌어들일 길이 없었고 오직 구제금융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리스 위기는 완전히 끝났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통화통합이 가지는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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