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 매각과 먹튀 논쟁

외환위기의 추억 4/5

by 화가 경영학자


20230923_103448[1].jpg Sports in Arts Series no.20 유도 2012 런던 올림픽 송대남

2022/5/30


글로벌화 시대의 외환위기는 그 원인이 국제금융에 있으며 그 해결책도 국제금융에서 찾아야 합니다. 국제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외환위기가 발생하며 외환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제투자 자금을 불러들이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국제투자 자금이 다시 흘러 들어오지 않으면 위기는 계속되고 국민의 고통은 끝을 모릅니다.


외환위기를 당하는 나라의 입장에서는 국제투자자에게 농락당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한국이 외환위기에 빠지자 국제투자계는 환호했습니다. 한 세기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대박의 기회가 찾아온 것입니다. 환율 반토막에 주가는 땅에 떨어져 길에 떨어진 보석처럼 주어 담을 수 있는 기업들이 널려 있었던 것입니다.


환난을 당한 나라에서 기업을 거의 공짜로 차지하고 몇 년 뒤 수십억 달러의 차익을 얻고는 등 돌리고 떠나가는 국제투자자들을 고마운 마음으로 환송할 수는 없습니다. 헐값 매각에 먹튀에 대한 논쟁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이 PEF(private equity fund)라는 투자회사들입니다. 고객의 돈을 모아 대신 투자해 주는 투자회사인데 포트폴리오 투자가 아니고 기업인수를 전문으로 하는 형태입니다. 대체로 위기를 맞아 주가가 땅에 떨어진 기업을 인수하여 경영을 정상화하여 주가를 높이고 주식 재매각을 통하여 큰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PEF의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이들은 전 세계에서 투자기회를 찾고 있는데 외환위기를 맞은 한국을 하늘이 주신 기회로 여겼을 것입니다.


당시 한국의 모든 은행이 파산 위기에 몰렸는데 당시 최대 은행이었던 제일은행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큰 은행이 무너지면 경제가 회생의 기회조차 사라지기에 국민 혈세를 퍼부어 살려내야 합니다. 이렇게 살려낸 제일은행을 New Bridge Capital이라는 PEF가 꿀꺽했습니다. 몇 년 후 Standard Chartered에 매각하여 큰 차익을 얻고 한국을 떠났습니다. 현재 SC Korea입니다.


한국민의 술 진로소주도 진로그룹이 무너지면서 함께 쓰러졌는데 Goldman Sachs 계열 PEF가 날름 잡수셨습니다. 몇 년 뒤 하이트에 매각하면서 수십억 달러의 차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가 건강을 바치며 충성하는 참이슬은 국제투자자들의 대박 투자기회가 되었습니다.


헐값 매각과 먹튀 논쟁은 그렇게 나온 것입니다. 국제금융의 냉혹한 현실이죠. 그러니 우리도 흥분만 할게 아니라 냉정하게 문제를 보아야 합니다. 만약 투자자들이 시큰둥해하며 투자를 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필요한 달러는 흘러 들어오지 않고 한국경제는 한국에 대한 애정은 눈곱만큼도 없는 IMF의 아마추어들 손에 계속 맡겨질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헐값에라도 매각되어 PEF에 의한 경영이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면 진로소주를 비롯한 많은 알짜기업들은 공중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진로그룹과 같은 부실기업이 무너지지 않았으면 2세 재벌 총수의 더 많은 허황된 투자가 이루어져 한국 경제는 더욱 엉망진창이 되었을 것입니다. 먹튀 논쟁은 있지만 PEF의 경영은 이전 재벌 2세의 허황된 야심과 자존심에 맡겨져 있던 한국 기업에서 효율적 경영이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래 사진 왼쪽은 한국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PEF Lonestar의 로고입니다. 오른쪽은 상장기업으로서 세계 최대 PEF인 Blackstone의 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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