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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가 경영학자 Oct 12. 2023

플랫폼 비즈니스

제4차 산업혁명의 한가운데서 2/6

Royal Salute Series no.40 덕수궁 정관헌

2021/9/21


모든 경제활동은 거래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거래 없이는 생산도 소비도 없습니다. 따라서 경제를 이해하려면 거래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런데 거래를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릅니다. 여러 가지 정보를 얻어야 하고 발품을 팔고  상대방과 흥정도 해야 합니다. 또한 바가지 쓰거나 속을 위험도 따릅니다. 거래에 따르는 이런 어려움을 통틀어서 '거래비용(transaction cost)'라고 하는데 거래비용이야 말로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입니다.


왜 거래가 특정한 형태로 일어나는지, 왜 어떤 사업이 생겨나는지, 왜 조직이 특정의 구조를 갖는지 등 모든 경제 이슈가 거래비용을 최소화한다는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디지털 기술, 그 가운데서 플랫폼 사업모델이 나오면서 거래비용 구조에 천지개벽의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특징적인 현상이 플랫폼 기업이 경제를 지배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플랫폼 기업은 스스로 공급자가 되지는 않고 자신에게 맞는 거래상대방을 쉽게 만나서 거래가 잘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택시 타기, 중고 물건 거래, 음식 배달 등등 많은 거래들이 플랫폼에서 쉽게 일어납니다. 옛날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거래들이죠.


디지털 플랫폼에서는 거래자의 정보를 모두 빅데이터로 모으고 AI로 분석하여 최적의 거래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의 데이터, 즉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필요와 선호에 꼭 맞는 상대방을 순간적으로 찾아주는 것입니다. 바로 거래비용을 없애주는 것입니다.


플랫폼에서는 정보, 거리, 위험 등 거래비용의 요인이 사라지거나 크게 줄어들면서 이전에는 거래비용 때문에 불가능하던 거래가 가능해지고 새로운 거래와 사업이 생겨나게 됩니다. 디지털 플랫폼에서는 거래참가자가 많아질수록 거래비용이 줄어들고 더 효율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것이 점점 더 많은 거래가 카카오와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으로 옮겨가 이들의 지배력이 더욱 강해지는 이유입니다.


중고 물건 거래와 같이 완전히 새로운 사업인 경우도 있지만 택시 사업 같은 데서는 전통적인 거래방식의 사업자들은 죽겠다고 살려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아우성치는 전통방식의 사업자들을 살리자면 거래가 더 효율적인 플랫폼으로 가는 것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법규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것은 4차 산업혁명으로의 이행을 막는 의미도 될 것입니다. 어려운 결정입니다. 정책 결정자들이 정치적으로만 현명한 결정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이 바로  플랫폼의 독점성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독점산업과는 달리 플랫폼은 카톡과 같이 완전 독점에서 가장 효율적이며 독점이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수록 거래비용이 더욱 낮아지는 소위 네트워크효과 때문입니다. 그러나 쓰러지는 전통산업의 문제 이외에도 극도의 부와 권력집중 문제가 당연히 따라오는 결과이기 때문에 정의와 효율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AI와 플랫폼 시대에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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