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을 알면 세계가 보인다 1/5
2023/12/29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현대 문명의 구성 요소를 생각해 보면 그 하나하나가 기적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빈틈없이 연결되어 우리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무리 없이 일상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 요소들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거나 어긋나면 무리 없는 일상은커녕 세상이 큰 혼란에 빠지게 될 터인데..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돈을 둘러싼 시스템입니다. 돈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돈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즉시 인류 문명은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우리는 원시시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돈이라는 것이 없다면 당장 거래가 불가능해집니다. 우리의 경제 활동은 그 어느 것이든 거래를 수반해야만 가능한 것이니 경제생활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물교환의 원시 사회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거래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치의 의사소통입니다.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사이에 가치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거래가 일어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일어나야만 합니다. 화폐단위로 말하는 가격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가치 의사소통 수단입니다. 숫자 하나로 의사전달이 이루어질 수 있으니까요.
시장에서 일어나는 개인 간의 거래로 가격이 결정되는데 그렇게 결정된 가격은 거꾸로 사람들의 행동을 지시하고 통제하게 됩니다. 가격은 힘이고 권력입니다. 시장이 커질수록 가격이 가지는 힘은 커지고 많은 사람이 영향을 받게 됩니다. 개별 물건 가격보다는 금리와 같이 전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가격에 우리가 더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환율은 가격 중의 가격입니다. 가격의 왕입니다. 환율은 한 나라 경제 전체와 다른 나라 경제 전체의 상대가격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과 같은 개방 경제의 국가에는 더 큰 힘을 가집니다. 모든 사람의 의사결정과 생활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됩니다. 피할 수가 없습니다.
무역과 금융의 모든 국제거래는 외환시장 거래를 수반하게 됩니다. 글로벌 외환시장의 하루 거래량이 5조 달러가 넘고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환율의 권력이 얼마나 크고 더욱 그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달러는 단순히 미국의 돈이 아니라 세계의 돈입니다. 대부분의 국제 거래가 달러로 결제되고 글로벌 외환시장의 하루 거래량 가운데 60퍼센트 이상이 달러로 되어 있습니다. 패권 국가로서 미국의 힘은 세계 통화 달러에서 나오는 부분이 큽니다. 중국이 달러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애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림은 돈으로 연결된 세상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그림처럼 세상이 평화롭고 질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