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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가 경영학자 Jan 08. 2024

그 많은 달러를 다 어디에 둘까?

환율을 알면 세계가 보인다 4/7

Hangang Bridges Series no.31 서울불꽃축제

2024/1/8 


1월 4일 발표된 한국은행 외환보유고 총액이 4,200억 달러라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우리나라 1년 국민총생산의 1/4에 해당되는 돈입니다. 도대체 그 엄청난 돈을 왜 중앙은행이 들고 있어야 하는지도 궁금하지만 먼저 그 돈을 어디에 다 보관하는지 궁금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중앙은행 지하 금고인가요?


엄청난 금액의 달러라고 하면 그린색 100달러짜리 지폐 다발 더미가 머리에 그려질지 모르지만 세상에 돌아다니는 현찰은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돈세탁이라면 모를까 달러 현찰을 이불속에 넣어두는 사람은 없죠. 달러를 가지고 있다라고 하면 달러표시 예금이나 증권, 실물자산을 보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은행 외환보유고에서 달러표시 자산이 입도적으로 많으며 그 가운데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미국정부가 발행한 채권인 USTB(U.S. Treasury Bond)입니다. 채권이 따로 증서가 있는 것이 아니니까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는 단지 컴퓨터에 기록되어 있는 것입니다.


다른 중앙은행도 마찬가지이지만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가 이렇게 증가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고 나서부터입니다. 달러가 바닥나서 나라 경제가 무너지고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나라의 경제주권을 상실한 뼈저린 경험을 통하여 외환위기 대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외환보유고는 일시적 외환 감소에 대한 쿠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중앙은행(FRB:Federal Reserve Board)은 달리 외환보유가 필요 없지만 선진국이나 신흥국을 불문하고 대부분의 중앙은행은 외환보유를 크게 늘려왔습니다.


어떤 통화 어떤 자산으로 외환보유를 해야 하나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안정성과 유동성입니다. 외환보유고가 절박하게 필요한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때인데 이때 가치가 상승하는 통화가 미국 달러이니까 안전성의 기준을 충족하는 유일한 통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단일 종목으로 가장 큰 바다 같은 시장이 미국 국채시장이니까 유동성의 기준을 충족하는 유일한 자산이 미국의 국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때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미국 경제의 비중이 줄면서 외환보유 통화로서 달러의 지위에 대한 우려가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외환보유 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를 뒷받침하는 것은 미국의 경제력이 아니라 안전하고 유동성이 높은 미국  국채시장인 만큼 가시적인 미래에 달러의 지위가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 정책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보다 훨씬 소득이 낮고 자본 부족에 시달리는 나라들도 엄청난 돈을 미국 국채를 통하여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를 메워주고 있는 것을 달러의 덫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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