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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가 경영학자 May 14. 2024

투자자와 예언자

브런치 투자론 4/6

Comfort Zone Series no.32 문경의 농촌마을

2024/5/14


투자는 보이지 않는 미래로 돈을 던진다는 말입니다. 미래를 엿볼 수만 있다면, 그래서 제대로 맞출 수만 있다면, 대박입니다. 돈방석에 앉는 겁니다. 그러나 미래는 엿보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짙디짙은 안개입니다. 사람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누가 미래에 대해서 얘기라도 할라치면 귀가 솔깃해집니다.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만큼이나 세상에는 자신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고 외치는 예언자들이 넘쳐납니다. 어떤 예언자는 세상이 무너진다고 외치고 또 다른 예언자는 큰돈 벌게 해 주겠다고 외칩니다. 모두 가짜 예언자들입니다. 진짜 예언자들은 소리가 없습니다. 외치지 않습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미래를 볼 수 있다면 조용히 돈을 벌지 몇 푼 벌어보겠다고 나서서 외치지 않을 것입니다.


가짜 예언자들이 외치는 미래는 무섭습니다. 엄청난 위기가 코앞에 왔다고 합니다. 거짓말입니다. 가짜 예언자들의 목적은 지금 구독자수 늘리고 시청률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니까 미래에 세상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습니다. 나중에 잘못 예언했다고 책임 물을 사람도 없고 책임 물을 일도 아니니까요.


주식투자자의 미래는 주가 움직임에 달려있습니다. 주가는 예측 가능할까요? 주가를 예측하는 사람들은 먼저 과거를 돌아봅니다. 과거의 주가 움직임에서 규칙성을 찾아서 그것으로 미래의 움직임을 예측합니다. 그러나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오르내리는 주가 움직임에서  뚜렷한 규칙성을 찾는 것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과거의 규칙성이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수백만의 투자자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로 끊임없이 거래하는 주식시장에서는 모든 정보가 순식간에 가격을 움직이고 가격에 반영됩니다. 그런 시장에서는 예측을 할 수 없습니다. 예측을 하려면 정보를 분석해야 하는데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버린 정보는 예측에는 쓸모가 없습니다. 


정보가 빠르게 가격에 반영되어 예측을 할 수 없는 시장을 효율적 시장(efficient market)이라고 합니다. 효율적 시장에서는 과거의 움직임과 미래의 움직임이 전혀 상관없어서 예측이 불가능한데 이러한 움직임을 random walk라고 합니다. 효율적 시장에서는 주식투자로 큰돈을 벌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시장은 효율적일까요? 효율적 시장은 인간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는 가정 아래 도출된 가설일 뿐입니다. 인간은 합리적이지도 이성적이지도 않고 시장에는 거짓 정보들이 넘쳐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혜로운 누군가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규칙성을 찾아내어 조용히 돈을 벌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월스트리트, 미국의 주식시장에서 효율적 시장 가설을 둘러싼 논란을 말하고 있습니다. 현대 투자이론이 효율적 시장 가설 위에 세워져 있는 만큼 학문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이슈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주식투자로 많은 돈을 번 사람들이 있는 만큼 투자 실무에서는 힘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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