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가 경영학자 Jul 09. 2024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

글로벌 시대는 끝나는가? 4/7

Fashion Show Series no.43 Celine

2024/7/9


경제는 가치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뭔가를 소비함으로써 필요를 충족하고 행복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효용을 얻습니다. 더 큰 효용을 주는 것은 더 큰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우리는 그에 상응하는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합니다.


경제적 가치를 가진 것을 재화(goods)라고 하는데 재화는 원료를 가공해서 소비자가 사서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products)과 그 원료가 되는 상품(commodities)으로 구분됩니다. 그렇게 구분하는 이유는 가치의 구성이 서로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원료가 되는 상품은 물질 자체가 중요하며 물질 가치가 전부입니다. 가공된 제품 역시 물질로서 가치를 가지지만 브랜드나 디자인과 같은 차별화 가치가 추가됩니다.


소비하는 모든 것이 부족했던 시대에는 사람들이 소비하는 제품의 가치는 물질 가치가 전부였습니다. 굶주린 사람에게는 먹을 수 있는 어떤 것이라도 천금의 가치를 가집니다. 옷 한 벌로 일 년을 버티는 사람은 디자인이나 브랜드를 따질 수 없습니다. 그 시대에는 제품과 상품을 구분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저 물질가치 하나로 충분했습니다.


모든 것이 충분한 오늘날은 얘기가 달라집니다. 보통명사로서 제품은 가치가 없습니다. 건강을 위해 식욕과 싸우는 사람에게 그냥 음식은 가치가 없습니다. 멀쩡한 고급차를 가진 사람은 자동차를 그저 주어도 싫다고 합니다. 달라야 합니다. 브랜드가 있어야 합니다. 디자인이 달라야  하고 기술이 달라야  합니다. 달라야 제품은 가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브랜드와 디자인, 기술로써 제품을 완전히 다른 취급을 받도록 하는 것을 차별화라고 합니다. 생산의 중심도 물질가치를 만드는 데서 차별화 가치를 만드는 것으로 옮겨왔습니다. 차별화 역량을 가지지 못한 기업은 하청기업으로서 생존을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품가치를 차별화 가치가 결정하는 만큼 차별화 전략이 기업 전략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은 하루가 멀다 하고 신제품을 선보입니다. 같은 제품인데도 신제품입니다. 이전에 산 멀쩡한 제품 버리고 신제품을 사라고 쇼핑 중독을 부추깁니다. 과잉 생산력의 글로벌 경제에서는 그렇게 해야만 기업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자원은 고갈되고 지구 환경은 병들어 갑니다.


이전에는 생산을 위해서 노동과 자본이 투입되어야 하며 자본으로는 공장과 기계 같은 것이 있다고 배웠습니다. 옛날이야기입니다. 차별화가 생산의 중심이  된 글로벌 경제에서는 디자인이나 브랜드, 기술과 같은 생산요소가 압도적으로 중요한 생산요소가 되었습니다. 기계나 공장과 같은 유형의 자본과는 달리 차별화 생산요소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지식 기반의 자본입니다. 그래서 차별화를 위한 생산요소를 무형자산(intangible assets)이라고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바로 오늘날 기업의 생존과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무형자산에 관한 책입니다. 자본주의의 핵심이 자본이라면 글로벌 자본주의의 핵심에는 무형의 자본이 있다는 의미에서 자본이 없는 자본주의라는 제목을 붙였나 봅니다. 지나치게 기술적인 부분이 많아서 추천할만한 책은 아닙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