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경제학 3/6
2025/6/10
주식시장이 자본주의 경제의 두뇌 역할을 하게 되면서 한 기업의 시장가치를 말하는 시가총액(market capitalization)이 기업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주가는 기업이 지금 얼마나 잘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앞으로 얼마나 잘할 것이냐를 평가하는 것인 만큼 시가총액 역시 한 기업의 지속적 성공 가능성을 시장이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제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기 이전에도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는 있었지만 최고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기업들은 GE나 ExxonMobil과 같은 실물 제조산업의 기업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최고 기업들은 거의 모두 소위 빅테크로 불리는 기술기업들입니다. 제조기업들의 이름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시가총액의 규모도 2조 달러가 아니면 세계 10대 기업의 명단에 오를 수 없을 만큼 과거에 비해 커졌습니다. 물론 직접 비교될 수 있는 수치는 아니지만 이제는 경제대국이 된 대한민국의 1년 총생산(GDP)이 2조 달러가 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한 기업의 가치로는 엄청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엄청난 기업가치를 자랑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Nvidia를 제외하면 모두 플랫폼에 기업가치의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과거의 최고 기업들이 실물을 만들어내는 데서 가치를 만들었다면 지금의 빅테크 기업들은 플랫폼 사용자들에게 거래와 소통의 효용을 제공하는데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오늘날 사람들이 이런저런 플랫폼에서 수행하는 거래와 소통 활동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것들입니다. 지금은 거래와 소통 플랫폼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플랫폼 없이는 불가능했을 수많은 활동의 혜택을 세계인 모두가 누리고 있으니 플랫폼이 만들어내는 가치는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 기업의 가치는 플랫폼 사용자들이 얻는 효용에서 뽑아내는 것입니다. 월 사용료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무료인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무료는 없습니다. 사용자는 플랫폼에 발을 내미는 순간부터 플랫폼의 원동력이자 자원이 되는 데이터를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플랫폼 사용자가 지불하는 대가입니다. 제조기업은 제품을 만들어내지만 플랫폼 기업은 사용자가 제품이 됩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미국의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전략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Alphabet과 같이 전적으로 플랫폼인 기업도 있고 애플이나 아마존과 같이 자기 사업과 플랫폼 사업을 병행하는 기업도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플랫폼 기업이 세계 산업과 경제의 중심에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