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슬퍼하다
Cafe Series no.14 Sunset Cafe
Watercolor/artist 화가경영학자
2021/6/2
여러 분야의 책을 읽다 보면 유대인의 존재감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전체로 보면 그 많은 민족들 가운데 유대인이 저자의 반을 훨씬 넘을 것 같습니다. 각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들 가운데서, 베스트셀러 저자들 가운데서 유대인의 비중이 압도적일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유대식 이름이 아닌 경우에도 글 내용 중에 유대인으로서 정체성이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책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이나 예술, 연예, 각종 전문직 분야에서 성공한 유대인들이 넘쳐납니다. 서양 사람들 가운데서 잘 나가는 사람을 보면 유대인인지를 먼저 확인할 지경입니다. 비교적 유대인 박해가 심하지 않았던 영국에서는 유대인 출신 수상도 여럿 있었습니다. 그것뿐인가요? 역사적으로 유대인들이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갔는데 가는 곳마다 상상을 초월하는 부자들이 되었습니다. 유대인이 정착한 어느 나라에서든지 가난하게 사는 유대인은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러니 가는 곳마다 나치와 같은 인종학살은 아니라도 그에 가까운 박해를 받아왔습니다. 굴러온 돌들이 저렇게 잘 나가니 박힌 돌들이 화가 날 만도 합니다. 유대인 박해는 그들이 쌓아 놓은 엄청난 부를 빼앗는 효과도 있었겠지요. 유럽에서 끊이지 않았던 전쟁에서 전쟁비용은 유대인의 주머니에서 나온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유대인과 역사적으로 관련이 많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팔레스타인이 무능해서 저렇게 억울하게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은 마치 유대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나라인 것 같습니다. 박해받지 않는 자유의 땅에서 유대인들은 최상류 층을 구성하며 초강대국 미국을 실질적으로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존경에 앞서 두려운 생각이 듭니다.
도대체 유대인의 비밀병기는 무엇인가? 이 질문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입니다. 700페이지짜리 두 권입니다. 유대인의 역사는 길 수밖에 없습니다. 인류문명이 시작된 이래 세계사의 대부분의 굴곡에 유대인이 깊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유대인의 역사는 그대로 세계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한 민족을 성공으로 이끄는 그 무언가를 책 한 권으로 찾을 수는 없지만 기원전 10여 세기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독한 박해와 엄청난 성공이 이어지는 가슴 벅찬 역사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