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슬퍼하다 5/6
Fashion Show Series no.26 Yves Saint Laurent
Watercolor/artist 정창영
2022/5/15
객관적 역사란 것이 있을까요? 객관적으로 입증된 사실을 바탕으로 한 역사라는 의미인데 국가 간 혹은 국내의 이해집단 간 분쟁이 생겼을 때 각국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면서 객관적 역사랍시고 들고 나옵니다.
그러나 과거 사실의 입증이란 이미 주관적으로 기록된 사료나 단편적 증거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니 자신의 목적에 따라 주관적으로 편집된 역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설사 객관적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적에 따라 골라 담는 뷔페 식 역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모두가 공유하는 역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각국이 서로 다른 역사를 가집니다. 한 나라 안에서도 정권이 바뀌면 역사도 바뀝니다. 역사는 힘 있는 자, 힘 있는 나라의 것이 됩니다. 그런데 어느 누가 만든 역사이든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더 큰 권력을 가지려는 권력자의 탐욕이 만든 끊임없는, 끝없는 피비린내 나는 싸움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입니다. 힘없는 민중은 언제나 그 싸움의 비참한 희생자라는 것 역시 시대와 나라를 가리지 않는 사실입니다.근대에 들어서는 유럽이 세계를 지배하는 힘을 가졌기 때문에 우리 세대가 공부한 세계역사는 대체로 유럽의 관점에서 본 역사였으며 다른 지역의 역사는 생략되거나 간단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입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이슬람 중심의 풍부한 역사를 볼 수 있다는 데서 추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권력자의 탐욕이 만들어내는 음모와 살육, 전쟁과 내전, 비참한 민중의 모습은 누구의 눈을 통해 보든지 다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