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운동이 선택받는 방식
요즘은 어디를 가도 러너를 본다.
공원에서도, 강변에서도,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러닝이 갑자기 새로워진 운동은 아니다.
오히려 가장 오래된 운동에 가깝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말한다.
“요즘 러닝이 유행이래.”
이상한 말이다.
늘 거기 있던 것이, 왜 지금 다시 유행이 된 걸까
첫 번째 이유는
복잡하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운동일수록 준비물이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다.
자격이 필요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러닝은 다르다.
신발 하나면 된다.
잘하지 않아도 된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시작할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은 무언가를 더 배우기보다 덜어내고 싶어 한다.
러닝은 그 욕구에 가장 솔직하게 반응하는 운동이다.
두 번째 이유는
성과보다 과정이 남기 때문이다.
러닝에는 분명 기록이 있다.
하지만 기록이 전부는 아니다.
오늘 잘 뛰지 못해도실패한 기분이 들지 않는다.
어제보다 느려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요즘은 결과를 증명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다.
러닝은 드물게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러닝을 ‘경쟁’보다 ‘머무는 시간’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세 번째 이유는
혼자여도 괜찮기 때문이다.
러닝은 혼자 해도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혼자가 자연스럽다.
누구와 비교하지 않아도 되고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혼자여도 괜찮은 시간이 요즘엔 귀하다.
러닝은 고립이 아니라 고요에 가깝다.
그래서 러닝은 유행이 됐다.
하지만 동시에 유행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러닝은 사람을 바꾸기보다 사람을 드러낸다.
나는 그 점이 러닝이 계속 돌아오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유행처럼 시작해도 남는 건 유행이 아니다.
결국 남는 건 오늘도 신발을 신게 만든
아주 단순한 이유 하나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