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하지 않아도 충분한 것들
러닝을 계속하게 만드는 이유는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
목표 기록도 아니고,
대회를 앞둔 긴장감도 아니다.
그런 건 가끔 필요한 이유일 뿐이다.
러닝을 계속하게 만드는 건
정말 사소한 순간들이다.
신발을 신고 문을 나섰을 때
생각보다 바람이 괜찮았던 날.
뛰다 보니 몸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느낌.
끝나고 나서 “오늘도 나왔다”는
조용한 만족감.
어떤 날은 단지 밖에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된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되고,
잘 뛰지 않아도 된다.
그날의 러닝은
그날의 컨디션만큼이면 충분하다.
러닝은
크게 성공하지 않아도
작게 계속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래서 부담이 적고,
그래서 오래 남는다.
잘해내야 한다는 생각보다
다시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이 러닝을 계속하게 만든다.
나는
러닝을 계속하는 이유를
굳이 크게 만들지 않으려 한다.
사소한 이유면
사라지지도 않기 때문이다.
러닝은
그 사소함 덕분에
오늘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