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을 시작하기 전의 마음

신발을 신기 직전, 가장 많이 흔들리는 순간에 대하여

by 열찌미

러닝을 시작하기 전이
가장 어려운 순간이다.


아직 뛰지도 않았고,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마음은 이미 몇 번이나 망설인다.


신발을 꺼내 놓고도
한참을 서 있게 된다.

오늘은 쉬어도 되지 않을까,
굳이 지금이 아니어도 되지 않을까.


러닝을 싫어해서라기보다
나가기 전의 마음이
유난히 무겁다.


이 순간에는
이유가 계속 생긴다.

피곤한 하루였고,
날씨도 애매하고,
내일로 미뤄도 될 것 같고.


신기하게도
뛰고 나면 전혀 중요하지 않을 이유들이다.


그래도 신발을 신게 되는 날이 있다.

큰 결심 때문은 아니고,
대단한 각오도 아니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조금만 지나가 보자는 마음.


신발을 신는 순간
마음이 갑자기 가벼워지지는 않는다.


다만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된다.


러닝은
그렇게 시작된다.


러닝을 계속하게 만드는 건
뛰는 시간보다
이 흔들리는 순간을
여러 번 넘겨봤다는 기억일지도 모른다.


신발을 신기 직전의 마음.
그 마음을 알고 나면
러닝은 조금 덜 부담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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