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먼저 살아낸 것 같은 기분에 대하여
어느 날부터
러닝이 하루의 시작이 됐다.
의도한 변화는 아니었다.
그냥 아침에 눈을 떴고,
생각보다 몸이 괜찮아서
신발을 신었을 뿐이다.
러닝을 하고 나서 시작한 하루는
조금 달랐다.
아직 하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데
이미 한 번
밖을 다녀온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하루가 덜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러닝이 하루의 시작이 된다고 해서
모든 게 잘 풀리지는 않는다.
여전히 바쁘고,
일은 그대로다.
다만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나를 먼저 챙겼다는 느낌이 남는다.
그 느낌 하나로
하루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진다.
쫓기듯 시작하지 않고,
이미 출발선에 서 있다는 기분.
러닝이 하루의 시작이 된 날은
하루를 더 많이 산 것 같지는 않다.
대신
하루를 조금 덜 흔들리며
시작하게 된다.
그 정도 변화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