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구간에 대하여
러닝을 시작하면
처음 1km가 유난히 길게 느껴진다.
아직 멀리 가지도 않았는데
숨은 차고,
다리는 무겁고,
왜 시작했나 싶은 생각이 먼저 든다.
시계를 보면
고작 몇 분밖에 지나지 않았다.
1km도 안 됐는데
이미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온다.
그 순간에는
앞으로 남은 거리가
괜히 더 막막해 보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구간만 지나면
조금씩 달라진다.
호흡이 맞춰지고,
몸이 리듬을 찾고,
생각이 단순해진다.
처음이 제일 힘들었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된다.
러닝의 첫 1km는
몸을 푸는 시간이라기보다
마음을 설득하는 시간에 가깝다.
지금 멈추지 않아도 괜찮다고,
조금만 더 가보자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구간이다.
처음 1km가 길게 느껴지는 건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아직 몸이
‘지금은 달리는 시간’이라고
받아들이지 못했을 뿐이다.
그 시간을 몇 번 넘기고 나면
러닝은
조금 덜 낯설어진다.
그래서 나는
처음 1km를 잘 달리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지나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러닝은
대부분 그 다음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