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한 게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에 대하여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걷게 된다.
계획에 없던 멈춤이고,
괜히 마음이 먼저 움츠러든다.
‘또 걷네.’
스스로에게 조금 실망하게 된다.
처음에는
걷는 순간이 곧 실패처럼 느껴졌다.
끝까지 뛰지 못하면
러닝을 제대로 한 게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괜히 다시 뛰려고
급하게 호흡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달리다 걷는 건
포기가 아니라
몸이 보내는 신호에 가깝다.
지금은 조금 숨을 고르라는,
조금 천천히 가도 된다는 신호.
걷는 시간을 인정하고 나니
러닝이 훨씬 편해졌다.
멈췄다가 다시 뛰는 것도
러닝의 일부라는 걸 알게 됐다.
러닝은
한 번도 걷지 않고 끝내는 게 아니라,
다시 뛰는 순간으로 이어진다.
달리다 걷게 되는 순간은
끝이 아니라
다음 리듬을 위한 준비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