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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와일라잇 Oct 31. 2022

삶은 이야기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어제 새벽, 갑자기 일어난 핼러윈 대참사 사건에 대한 뉴스를 읽었다. 갑작스레 대통령이 애도를 표하고 신속한 대처 바란다는 속보가 메인 화면에 떠서 뭐지? 싶어서 읽은 사건이었다.

 겁이 많은 나는 사진이나 동영상은 보지 않았지만 엄청 끔찍한 일이 일어났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무서웠다.


 그리고 무거운 마음으로 나선 교회 예배. 이번 예배는 ‘작은 자들을 위한 예배’라고 쓰여 있었다. 교회 자체에 있는 복지 센터 및 청소년 센터를 돕는 이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였다.


 교회에 복지재단과 청소년을 위한 봉사를 하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나와는 조금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 참 고맙고 대단한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만 있던 시간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그 복지재단과 청소년 센터를 통해서 삶을 회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손자와 함께 사는 조손 가정 할머니가 힘든 삶 속에서도 손자에게 간식을 사 먹을 수 있는 용돈을 주게 되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모시기 어려웠는데 여러 사람의 도움 덕분에 안전한 거처에 아버지를 모시고 간호하게 되어 행복하다고 말하는 딸의 이야기를 들었다.

 방황하던 청소년 시기에 만나 10대에 부모가 된 두 청소년이 청소년 센터 덕분에 안정을 찾고 소질을 찾아 자립을 하고 가정을 꾸려 가는 사연도 소개되었다.

 꿈과 희망, 도와줄 부모도 없이 방황하던 아이들이 청소년 센터를 만나 자신의 소질을 찾고 새로운 삶을 찾고 있는 이야기도 들었다.

 막연히 알고 있던 복지재단과 청소년 센터에서 삶을 찾은 이야기들을 듣는 시간, 여러 사람들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진심으로 이들을 위해 축복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게 되었다.


 집에 돌아와 쉬는 저녁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구조 작업 및 신원 확인이 갈무리되어 갔다. 기사 아래의 댓글 누군가는 젊은 이들이 사람 많은 그곳에 서양 귀신 놀이하러 가서 뭐하는 짓이냐고,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그런 댓글이 무색해질 만큼 참사에 사망한 사람들의 사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정신없는 20대가 아닌  사람의 이야기가.


 몇 년 동안 힘겨운 입시 끝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결혼을 약속한 남자 친구와 볼 일을 보러 나갔다가 참사를 당한 여인이 있었다.

열심을 다해 아이를 가르치겠노라며 희망에 가득 찬 신규 특수 교사 선생님이 있었다.

한 번도 부모님 속 썩이지 않고 열심히 공부만 하다가 갓 대학생이 되어 외출을 한 새내기 남학생이 있었다.

떠밀려 가는 무리에 깔려 있다가 겨우 발견한 여자 친구의 생을 놓지 않으려고 1시간이나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끝내 눈앞에서 연인의 죽음을 목도한 남자가 있었다.


멀리서 바라본 그들에 대한 편견 대신에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그 삶이 애달파 눈물이 났다.


단편적인 것들은 우리를 편리하게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복합적인 삶의 이야기는 우리를  많이 고통스럽고  많이 가슴 아프게 하고  많이 고민하게 한다. 그리고 인간적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알게  그들의 , 안타까움이 빚어낸 우리의 마음들이 부디 앞으로의 대책과 나아갈 길에 지혜가 되길….


+ 부디… 기약 없이 급작스럽게 길 떠난 영혼들과 가족들에게 평안이 주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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