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파뇨라라는 칸초네로 FAO전문가의 환심을 샀던 그때

방글라데시의 전통악기인 하모니언과 또블라도 배워

by 박향선

요즘에 나이 든 사람 앞에서 재롱을 부리는 젊은이을 보면 가끔씩 방글라데시에서의 생활과 어렸을 적에 엄마 앞에서 우리 형제들이 노래 부르며 춤추던 생각이 난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학생 때까지 합창부를 했었다. 반에서 애들이 노래를 시키면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국민학교 시절에는 집에서 우리 형제들이 엄마 앞에서 노래를 부르면 어머니는 차례대로 노래를 듣고 점수를 매겼었다.


대학시절에는 개강파티나 종강파티 때 과애들과 회식을 하는 자리에서 과 학생들은 나에게 노래를 부르라고 했다. 그러면 나는 내 십팔번 곡인 라스파노라( 이탈리아 노래인 칸초네로 고등학교 음악교과서에서 나온 스페인 아가씨라는 노래)을 불렀다. 그 이후 나에 대한 황당한 소문을 듣게 되었다.


내가 음악을 해서 성악과를 가는 것을 포기하고 원예학과로 입학했다는...


방글라데시에서 FAO주관의 원예 연수에서 연수가 끝나갈 무렵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앉은뱅이 풍금으로 한 손으로 바람을 넣고 다른 한 손으로 건반을 치는 하모니언을 치면서 방글라데시 노래인 셩깃을 불렀다. 우리나라 판소리 같다. 그 옆에서는 북인 또불라을 연주했다.


그러면서 나에게도 코리안 노래를 듣고 싶다고 했다.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께... 나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 라스파뇨라라는 이태리 칸초네를 불렀다. 그 자리에는 FAO전문가로 방글라데시에 파견되어 있는 이태리 여인이 함께 하고 있었다.


나는 가지푸르의 CERDI에서 다카로 나오는 버스 안에서도 코리안의 노래를 듣고 싶다고 해서 버스 안에서 거절하지 못하고 나이 드신 중년의 뱅갈리 농업 공무원들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UNV 부탄에 가서는 농업 연수가 끝나고 벌어지는 파티에서 소속기관장은 나에게 부탄의 전통춤을 같이 추자고 해서 같이 추기도 했다. 봉사자 연수에서는 부탄 전통춤을 가르친다.


한국청년해외봉사단으로 방글라데시에서 한국에 돌아와 자원봉사백과사전을 만드는데 일을 도와주면서 해외 자원봉사파트 취재를 다니다가 부천의 한 절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근로자봉사센 터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 절에서는 외국인 노래자랑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담당자분은 내가 한국청년해외 봉사단으로 방글라데시에 다녀온 것을 듣거니 제3세계언어를 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연결해 달라고 부탁해 왔다.


한국에 돌아와 정착 중인 KOVA 3기들이 이 행사의 취지를 알고 많이 협조를 해 주었다. KOVA3기들은 외국인 노래자랑을 준비하면서 네팔어,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몽골어, 영어등을 하면서 외국인들과 소통을 했다. 아쉽게도 우리 KOVA4기들은 정착하기에 바빠서 많이 참석을 못했었다. 나는 이날 갑자기 외국인 노래자랑 MC을 보게 되어 노래를 부르러 나오는 외국인들을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


부탄에 갈 때는 세계의 가곡이라는 음악 테이프를 가지고 가서 UNV 모임을 할 때 집에서 이 노래를 들으며 식사를 하곤 했다. 시에 레온 남자와 결혼해서 아프리카에서 살다가 부탄에 온 엄마 같은 하딩은 러시아 노래를 듣고 무척 기뻐했다. 우크라이나 여자 였는데 러시아에 유학 갔다가 아프리카 남자를 만나 결혼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서 생각해 보니 나는 스스럼없이 부른 노래 한곡으로 수많은 인연을 불러왔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내가 한국 것만 고집하고 한국노래만 불렀다면 이탈리아 분들의 도움을 받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나는 방글라데시에서 뱅갈리들이 하모니언을 치는 것을 보고 하모니언 개인레슨을 받았다. 집에서 저녁이면 하모니언으로 뱅갈리 셩깃을 치기도 했지만 한국쳥년해외봉사단 국내훈련에서 노래 부르기 시간에 만든 악보를 방글라데시에 가져가서 그 악보를 보고 한국 노래를 치기도 했다.


나는 딸이 몇 개 국어로 노래를 하는 것을 즐겨 듣는다. 한 참 동안은 딸이 모바일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노래하는 것을 감상하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려주기도 한다.


코로나로 학교에서 음악수업을 많이 빼먹고 있는 이 상황이 무척 슬프다. 요즘 엄마들은 자장가을 부르는 대신에 모바일 폰으로 음악을 들려주다 보면 에너지 위기가 찾아오면 애기 엄마들은 애기을 어떻게 재울까 걱정도 된다.


부탄에서는 나는 뜻하지 못한 선물을 받기도 했다. 그곳의 전경련회장이라는 분이 조용필의 카세트테이프를 빌려주셔서 한참은 조용필의 노래를 들었다. 한국에서는 조용필의 노래를 듣기 위해 테이프를 산적이 없었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분이 선물해 주신 것이라면서 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방글라의 이런저런 모습 보여준 시스터 리나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