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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타임의 프러포즈 같은 고백을 받은 친구에게

그런데 난 그냥 내가 프러포즈하려 해.

하니야. 네가 대학 병원에서 약사로 근무하고 있기에 이 시점에서 난 네가 걱정스러웠어. 하지만 넌 오히려 검진을 받으려면야 얼마든지 받기 수월한 환경이라고 하면서 잘 지낸다고 말해주어 마음이 놓이더라.



그리고... 

그렇게 굉장한 소식이 있는 줄 몰랐지 뭐니. 



가족 이외에는 딱 한 명에게 밖에 아직 말하지 않은 그 소식, 바로 남자 친구로부터 받은 프러포즈 말이야!! 차마 그것을 카톡으로 말하기는 그랬다고 하면서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고 했지. 그런 찰나에 나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이라고 하면서 말이야.


뒤에 있는 거 다 알지롱~


그는 네가 오기 전, 너희 집에 미리 도착하여 현관에서부터 방까지 꽃들과 촛불로 이어진 길을 만들었다고 했지. 그리고 넌 그 길의 마지막인 원 안에서 편지를 읽어주는 고백을 받았고 말이야. 음악까지 곁들여서. 듣는 나도 기쁨으로 온통 차올랐는데... 그 현장에 있었던 너는 얼마나 감동이 깊었을까 싶었어. 부럽기도 했어. 



너는 내게 "프러포즈를 받는다는 건 정말 행복한 거더라. 달래야, 너도 꼭 프러포즈를 받아봤으면 좋겠어."라고 말해주었지. 기쁘면서도 사실 난 이제 같이 놀 싱글 친구가 한 명 더 줄었다는 아쉬움(!!!)도 느꼈어...



그래도 하니는 나와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소중한 교감을 나누는 친구이기에 축복을 가득 빌어주고 싶어! 

진심으로 말이야.






나는 비혼 주의자는 아니야. 하지만, 결혼이라는 제도권 안에 내가 발을 들일지는 잘 모르겠어.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데 그냥 하고 후회하는 것이 나은가 싶기도 하고...



내가 대학생 때 뮤지션 한대수 선생님의 글을 보았을 때야. 선생님은 육십 줄에 접어들어 '첫 아이'를 갖게 되셨고, 그때부터 여성의 몸을 존경하게 되었다고 하셨어. "여성의 몸은 하나의 우주"라는 표현을 쓰시며 한 생명이 태어나는 신비에 대하여 말씀하셨어. 


내 안의 우주, 그곳은 어디인가.


그 글을 읽으며 난 여성으로 태어난 이상, 내 몸 안의 우주를 느껴보고 싶었어. 내 안의 고귀한 한 생명이 이 세상을 만나게 하는 과정을 꼭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러려면, 사회 보장을 위해서는,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은 '필수 전제 코스'이고 말이야.



그런데 '자유'라는 가치는 또 내게 어마어마하게 소중해. 그래서 아직 잘 모르겠어. 사실 난 결혼은커녕 연애도 좀 귀찮기는 해. 오죽하면 브런치 매거진 이름도 '연애보다 자기 성찰이 좋아요' 아니겠어?



그래도 그렇게 멋진 프러포즈받은 건 정말 부럽더라. 너는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의 프러포즈 같은 것을 갈망했는데 그와 비슷한 것을 받을 수 있어 무척 좋았다고 했지. 하지만 그러한 로맨틱한 순간 너머에 현실이라는 강적이 있기에 너도 생각이 많은 듯 보였어.



난 강한 탐험가 기질을 가지고 있지만, 집순이 기질 역시 그에 못지않아. 게다가 지금 같은 때에 난 집에 있는 시간이 더욱 늘었어. 그래서 누군가에게 프러포즈받기보다는 그냥 내가 프러포즈하려 해. 



바로 글이라는 아이에게 말이야.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써. 

이 글이 부디 나의 프러포즈를 받아주는 마음으로 말이야.


"글이여, 오늘도 내 마음을 받아주시겠소?" "호홍.. 그러죠, 뭐!"


Good times or bad times,
I'll always be there to cheer you up,
or to hold your hand
when you need it the most and care for you.

Happy Propos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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