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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건조증도 멈추는 정경화의 70년 바이올린 인생

인공 눈물보다 정경화의 샤콘느!!

안구 건조증이 있다. 좋은 시력은 타고났으나 눈은 건조하다. 중학생 때부터 생긴 그 증상은 스트레스받으면 더욱 심해진다. 알레르기까지 있어 눈이 너무나도 간지러울 때가 있다. 특히 환절기에는 도저히 참기가 어려워 때론 나라는 존재가 싫어지기까지 한다. 입시로 고통받던 고등학생 때 증상이 가장 심했다. 눈은 시뻘게지고 공부는커녕 일반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어려워져 조퇴를 할 때도 간혹 있었다. 



이제 입시는 막을 내렸기에 이전보다는 내 눈의 상태가 괜찮다. 그래도 건조한 눈은 어쩔 수가 없어서 뜨거운 물이나 차를 주로 마신다. 그 안에서 피어나는 김을 이용해 눈을 촉촉하게 유지하기 위함이다. 하루 종일 건조했던 피부에 저녁에 팩을 턱 올려놓듯 내 눈을 보습해준다. 



오늘도 그랬다. 요즘 생강차를 매일 마신다. 최근 커피를 끊은 나에게 아주 좋은 대체재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물은 좋지만 계속 마시면 심심하다. 그러니 몸에도 좋고 알싸하게 묘한 기분으로 나의 몸을 휘감아 주는 생강차를 마신다. 내 눈도 좋아한다. '아, 이제 살 것 같아.'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나의 구원투수, 생강 씨.



나는 클래식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음악은 '비탈리'의 '샤콘느'이다. 오늘 <전기현의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듣는데 그 음악이 흘러나왔다. 스위스의 '취리히 챔버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곡이었다. 그 곡이 흘러나오기 전부터 나는 생강차를 음미하며 홀로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동시에 나의 눈을 구조하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나의 눈에서 차오르는 눈물로 생강차의 도움이 굳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공 눈물보다도 클래식을 더욱 자주 찾아야 할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했다. 몸에도, 정신에도 그 편이 더욱 좋으리라.



알프스의 신성한 기운이 깃든 스위스분들의 연주도 물론 좋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샤콘느는 따로 있다. 



바로, 정경화의 샤콘느! 



명동 성당에서 연주한 이 영상을 모두 절대 놓치지 않고 보셨으면 좋겠다. 베스트 댓글에도 적혀 있듯이, 70년 가까운 바이올린 인생에 녹아있는 헌신을 이리도 쉽게 경험할 수 있는 놀라운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F7c8zIhBGg

아아, 저 표정...!! 꼭 보세요.



사라 장의 연주도 훌륭하다. 사라 장의 공연을 직접 보는 것은 내 버킷 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것 중 하나이다. 놀랍게도 그녀는 작년 우리 이웃 동네까지 친히 찾아 주셨다. 7년 만에 내한 공연을 하면서 곳곳을 돌아다니는구나 싶었다. 엄마 표까지 두 매를 예약했는데 나도, 엄마도 갑자기 사정이 생겼다. 그래서 쓰라린 가슴을 외면하고 수수료를 물고서 취소를 하는 선택을 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h3fi66_fHo

같은 음악, 또 다른 느낌. 두 여제들이 선사하는 음악의 감동이란...♥



지금도 사라 장과 관련한 소식을 접할 때마다 그 일이 생각나 아쉽기는 하다. 그래도 더 좋은 기회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살아생전 그녀의 샤콘느를 듣고 싶다. 



정경화나 사라 장이나 그녀들의 음악을 실제로 들으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안구건조증 가진 내 눈을 사막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은 물론, 마르지 않는 우물처럼 만들어 버리게 해 줄 것이라 믿는다. 



눈 뿐 아니라 마음까지 촉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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