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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용 설명서>: 나는 언제 작동이 가장 잘 되는가

토닥토닥, 스스로를 상담하고 치유해주는 방법

나를 스스로 돌보고 치유해주는 행위는 매우 중요하다. 나 자신이 상담자가 되어 스스로를 상담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전문 상담사에게 한 시간에 10만 원이 가까운, 혹은 그보다 더한 부담스러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서라도 내가 나를 상담해줄 수 있다면?


아, 이 얼마나 경제적이고도 가치 있는 일인가! 그래서 스스로를 상담해 주는 기법에 관한 상담을 올 1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받고 있다. 총 4주 과정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인데 얼마 전 세 번째 상담 시간을 가졌다. 선생님께서 소개해 주신 내용 중 재미있는 것이 있어 그것에 관해 작성해 보려고 한다.


바로 <나 사용 설명서>이다. 기계를 사용할 때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해야 잘 다룰 수 있듯, 나라는 사람을 사용하는 법에 대해 잘 꿰뚫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질문은 네 가지가 담겨 있다.

'나라는 기계', 도대체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죠?
1. 언제 작동이 가장 잘 되는가?
2. 언제 작동이 가장 잘 안 되는가?
3. 작동이 잘 되도록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4. 사용 시 주의할 점은?

자, 이제 하나씩 설명해 보도록 한다.


1. 언제 작동이 가장 잘 되는가?

2. 언제 작동이 가장 잘 안 되는가?


두 질문에 대한 답은 굉장히 간단하다.


날씨가 미세 먼지 없이 맑을 때처럼 기분이 경쾌할 때 가장 잘 작동이 된다. 가장 잘 작동되지 않을 때는 미세 먼지가 최악의 상태인 날처럼 기분이 흐릴 때이다.


3. 작동이 잘 되도록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원활한 작동을 위해서는 춤을 춰야 한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 Krishna Das의 <Hare Ram Hare Krishna>을 듣는다. 처음에는 만트라를 조용하게 읊조리며 시작되는 음악은 점점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그리고 꽃이 서서히 활짝 피어나듯 밝은 분위기로 물들어간다. 음악과 함께 마음 가는 대로 몸을 움직이며 나는 무아지경에 빠져든다. 특히, 음악이 절정에 달했을 때 환희심은 최고조에 이른다.


▼ Krishna Das의 <Hare Ram Hare Krishna>

https://www.youtube.com/watch?v=-LdNrXaoT24

춤을 추는 동안만큼은 내일 일을 한다는 사실도, 정리 안 된 나의 방도, 오늘 글은 어떤 글감을 가지고 또 어떻게 마무리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전 남친이 주고 간 현실 자각의 타임도 모두 내 것이 아니다.


인도 음악도 좋다. 최근 발매된 인도 풍 음악 중 KSHMR & Lost Stories - Bombay Dreams [feat. Kavita Seth]를 즐기고 있다.(KSHMR는 인도 계 미국인 DJ이다.) 이 음악의 뮤직비디오는 춤을 추고 싶어 하지만, 가족들과 친구들의 멸시로 기를 제대로 펴지 못하는 소년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 KSHMR & Lost Stories - Bombay Dreams [feat. Kavita Seth]

https://www.youtube.com/watch?v=EW4pNzAbVao

노래 자체도 귀에 착착 감기지만, 뮤직비디오 안의 그가 호감이 간다. 혼자 있을 때만큼은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춤을 추는데 그런 그의 모습이 애틋하기도 하고, 동질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Edward Maya, Avicii의 음악도 내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훌륭한 도구가 되어준다.


물론 한국 음악도 듣는다. 바로 2NE1의 <내가 제일 잘 나가>이다. 음악에 맞추어 나라는 기계의 매우 은밀한 곳까지 구석구석 흥겹게 깨워준다. 그러면 그 순간만큼은 누가 뭐래도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 나간다. 지금도 잘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잘 나갈 나에 대한 믿음의 표시로 나는 몸을 흔들고 또 흔든다.


에고(Ego)는 경계해야 하지만, 때로는 그렇게 무조건적으로 셀프 응원을 해 줄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내가 안 하면 누가 해주겠나. 내 부품 하나하나에 윤활유를 정성껏 발라주어야만 한다.


4. 사용 시 주의할 점은?


사용 시 주의할 점은 기계가 좀 게을러 작동을 멈추기도 한다는 것이다. 춤을 추기를 좋아하는 역동성뿐 아니라 미루고 늘어지는 특성이 공존하는 것이 특이사항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 나라가 아르헨티나라고 한다. 두 나라 사이만큼이나 거리가 먼 품질들이 상충하는 듯 어우러져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작동이 잘 안 될 때마다 침대 아래서 나오지 않는 강아지를 어르듯, 다시 활동할 수 있도록 달래주어야 한다. 팔을 질질 끌어내면서 말이다.


어떻게? 반신욕이 한 방법이다. 무기력하고 꿀꿀한 기분을 느낄 때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가 어제의 때를 벗겨내면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새롭게 탄생하여 창조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불경이나 힌두교 만트라, Deva Premal의 음악을 틀어 놓는다면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데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반신욕 할 때 자주 듣는 <Jaya shiva shankara boom boom Hare hare>

https://www.youtube.com/watch?v=_e_dob916RQ

명상 음악과 함께라면 나를 정화하는 힘이 더욱 커진다. 땀을 흘리며 "Jaya shiva shankara boom boom Hare hare!!"를 반복적으로 읊는다.


Deva Premal - Jai Radha Madhav

https://www.youtube.com/watch?v=4IFlaG45xM8&list=PLOPEaG7fGQPiHDKluBpWfKgBNW-6Ha9NH

그녀의 음악은 이 오염된 세상에서 영적인 세계로 바로 '접속'이 가능한 티켓과 같은 의미이다.


'나라는 기계'를 대하는 자세


앞으로도 나를 더욱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계속 연구해볼 계획이다. 나는 안주하다가 결국 도태되고, 세상에 사라지는 셀 수 없이 많은 브랜드의 기계 중 하나가 절대 되고 싶지 않다.


'나라는 기계'를 늘 치밀하게 분석하는 자세를 견지하고자 한다. 어떻게 하면 스스로를 다음 단계로 이끌어 리뉴얼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는 하늘에 계신 갓 잡스(God+Steve Jobs)께서도 절대 해줄 수 없는, 오로지 내 손안에 달린 일이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제일 잘 나가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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