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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ulture의 마력

"K-Pop 데몬 헌터스", 세계를 열광시키다.

by 운해 박호진

지난 광복절 연휴 때. “할아버지 골든 틀어주세요.” 손녀(7세, 5.5세) 둘이 이구동성으로 조른다. “골드? 골돈?”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요~” 어찌어찌 알아듣고 휴대폰에서 ‘골든’을 찾아서 클릭하니 무료 음원이라 1분만 들려주고 끝. 전화기의 음악은 끝났건만 손녀 둘은 노래를 끝까지 열창한다. 반복적인 멜로디로 몇 번 들으니 나도 절로 흥얼거려진다.

관련 정보를 얼른 찾아보았다.

넷플리스 애니메이션 영화. 한국문화와 K팝을 기반으로 한 퇴마(退魔)가 주제.

한국의 기본 아이디어와 기획으로 미국(소니픽쳐스)에서 제작.

감독은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이병헌 등 한국계 배우 및 가수 다수 참여.

K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hunters)를 줄여서 ‘케데헌’이라 함.

OST ‘골든’은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1위. 미국 빌보드 차트 2주 연속 1위.

넷플리스 재생이 누적 2억3,600만 회로 역대 가장 많이 본 영화로 등극.

단시간에 세상을 휩쓰는 힘, K컬처의 단면이다.


1990년 김건모의 핑계 열풍 때에 이전과 다른 음악 장르를 접하며 생소하였던 기억, 2012년 강남스타일이 뉴욕 맨해튼 록펠러 광장을 흥분과 열기로 가득 채웠다는 뉴스에 놀랐던 세대. ‘케데헌’을 즐기기엔 거리가 멀다.

최근 뉴스엔 연일 케데헌 열기가 소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까치와 호랑이 굿즈가 동났단다. 작품 속에서 전령자 역할을 하는 더피(호랑이)와 서씨(까치)는 조선시대 민화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이어서란다. 케데헌 관광지로 남산타워와 경복궁, 낙산공원 성곽길, 북촌한옥마을, 찜질방 등의 사적과 문화가 큰 인기란다. 덩달아서 K-푸드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단다.


2020년 “한류”라는 문화 현상이 ‘K컬처’로 불리면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음악, 영화, 드라마에서 음식, 언어, 의료, 뷰티, 패션 등 문화 전반으로 확산하였다. 세계 문화의 주변부에서 중심으로 진입한 것이다.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다니든 B 멤버들이 올해로 군복무를 다 하고 완전체로 뭉쳤다. 미국에서는 영화로 제작한 ‘케데헌 싱어롱’이 전국의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K컬처가 반짝인기가 아니라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음에 놀랍다. 관련 제품의 수출 증대로 경제적 효과가 엄청나단다. 문화나 경제력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정치 품격도 한 단계 올라가 세계무대에 당당하면 좋겠다.


작은 손녀가 보라색 머리를 길다랗게 땋아 늘어뜨린 인형을 그렸다. 누구냐고 물으니 루미(케데헌에서 악령을 퇴마하는 K-Pop 아이돌인 헌터릭스의 리더이며 메인보컬)란다.

얘들아, 너희들과 놀려면 할애비가 많이 배워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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