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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지애 Aug 09. 2020

절대 뒤돌아보지 마세요.

절대 뒤돌아보지 마세요.

초보자이신가요? “절대 뒤돌아보지 마세요!” 이 말을 명심하세요. 배드민턴 게임 중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이 있습니다. 그 중 첫 번째가 뒤를 돌아보는 행동입니다. 마치 체조 선수들은 혼자 연습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체조 연습 중 실수는 죽음을 초래할 수 있는 치명적인 상황일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배드민턴 게임 중에는 절대 뒤돌아보지 말아야 합니다. 뒤돌아보다가 큰일 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초보자들이 게임 중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뒤돌아보지 말라는 말입니다. 그만큼 많은 초보자들이 뒤를 돌아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초보자들은 왜 뒤를 돌아보는 걸까요? 초보 시절을 오래 겪은 저는 그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뒤돌아보는 첫 번째 이유는 미안함입니다. 파트너에 대한 미안함으로 우리는 파트너가 있는 뒤쪽을 쳐다봅니다. 왜 미안하냐구요? 파트너에게 곧 닥칠 불행의 원인 제공자가 나이기 때문입니다. 실력과 체력이 부족한 경우 자신이 처리해야 할 콕을 넘기기에 바쁩니다. 반대편 코트로 애매하게 날아간 콕은 상대편에게 딱 좋은 찬스가 됩니다. 온 힘이 실린 스매싱 공격이 시작될 것임을 알기에 두렵습니다. 상대편 코트에서 빠르게 날아오는 스매싱을 뒤에 있는 파트너가 받아 내야 하기에 미안한 마음에 뒤를 돌아보게 되는 것입니다.     “지애씨, 큰일나요. 절대 뒤 돌아보지 마세요.” 저는 이 말을 명심했어야 했습니다. 이 말을 흘려듣고 저는 그 뒤로도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실력이 하루아침에 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안함을 떨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뒤쪽에 있던 파트너가 힘껏 콕을 쳤는데, 돌아보는 제 눈 쪽으로 콕이 스쳐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셔틀이 눈에 스쳐 오른쪽 눈 시력이 안 좋아졌습니다. 잘못했으면 시력을 잃게 될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배드민턴 경기 중 파트너의 라켓에 맞아, 콕에 맞아 크게 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뒤를 돌아봐서 생기는 사고들입니다. 미안해도 절대 뒤돌아보지 말아야 합니다. 나의 실수로 스매싱 공격이 시작되면 더 끝까지 앞을 보고 빠르게 날아오는 콕을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덜 미안할 수 있습니다. 돌아보는 순간 파트너는 칠 수 있는 콕도 내가 다칠까봐 포기합니다. 무리하게 쳐서 부상을 초래하느니 실점이 현명한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파트너가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앗아 가서는 안됩니다. 뒤를 돌아볼 때 우리는 도전을 포기로 바꿀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미안할수록 뒤가 아닌 앞을 보고 시작될 공격에 대비를 해야 합니다. 미안함에 대한 사과는 랠리가 끝난 뒤 해도 늦지 않습니다.  


초보자들이 뒤를 돌아보는 두 번째 이유는 섣부른 판단입니다. 상대편의 강한 공격으로 콕이 바닥에 쳐 박힐 것 같은 슬픈 예감을 떨쳐버릴 수 없기 때문이지요. 받아 내지 못할 거라고 속단하고 포기한 상태입니다. 자신의 짧은 배드민턴 경험에 근거하여 수비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오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바닥에 완전히 떨어지기 전까지 우리에게는 기회가 있습니다. 속단으로 손도 써보지 못하고 기회를 놓쳐버리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콕이 아직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뒤돌아 파트너를 바라보는 것은 참으로 바보 같은 행동인 것입니다.


뒤를 돌아보는 마지막 이유는 파트너에 대한 믿음 부족에서 옵니다. 파트너가 콕을 칠 수 있다고 믿는 경우에는 뒤돌아볼 필요가 없으니까요. 파트너의 실력에 대한 믿음 부족이 우리를 뒤돌아보게 만듭니다. 파트너의 실력을 믿으면, 콕은 반드시 상대편 코트로 넘어갈 것이고, 우리는 상대편의 콕을 어떻게 받아치는지 앞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음 샷을 여유롭게 준비합니다. 콕이 바닥에 떨어져 랠리가 끝나기 전까지 우리가 파트너를 믿고 기다려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게임 중 우리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은 앞을 보고 라켓을 들고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믿어야 하고 믿어야 이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나의 안전을 위해서도 파트너의 실력 향상을 위해서도 우리는 뒤돌아보지 말아야 합니다. 믿음에서 비롯된 기다림이 반복될 때, 우리의 멘탈은 강해지고, 어려운 상황에 도전하면서 운동 기능도 향상됩니다. 콕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나기 전까지 우리가 기다려야 할 것은 파트너의 콕 치는 소리입니다. 콕이 라켓에 맞는 타구 소리를 듣고 스트로크를 예상하고 앞을 보고 있어야 랠리는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자전거를 처음 타던 날 기억 나시나요? 든든한 아빠가 뒤에서 잡고 있다고 생각하면 앞을 보고 페달을 밟습니다. 아빠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질 때, 자전거도 푹 쓰러집니다. 아빠가 뒤에서 잡아주고 있을 거라는 든든한 믿음으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아빠가 붙잡아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는 순간 우리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든든한 아빠의 뒷심을 믿을 때 우리는 두려움 없이 자전거를 탑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 이제는 아빠가 없어도 자전거를 타고, 어느새 세월이 흘러 나도 누군가의 아빠가 됩니다.


배드민턴을 치며 우리가 뒤돌아보지 말아야 하는 것은 자전거를 배울 때와 같습니다. 뒤를 보고 절대 자전거를 탈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뒤를 보고 배드민턴을 칠 수 없습니다. 그 어떤 순간에도 우리는 앞을 보고 라켓을 들어야 합니다. 이미 일은 벌어졌습니다. 경기도 시작되었고 페달도 내딛기 시작했습니다. 멈추기보다는 나아가야 하고 의심하기보다는 믿어야 합니다. 진정한 파트너십은 믿음입니다. 파트너의 도전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믿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아직 랠리도 경기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절대 뒤돌아보지 않는 태도는 인생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뒤돌아보고 후회하고 미안해하고 자책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나와 친구를 믿고, 가족을 믿고 희망을 품을 앞을 바라보고 나아갈 때 인생은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선물합니다. 닥쳐올 시련에 도전해 보지도 않고 미리 포기해버리는 것은 삶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마음의 근력을 길러 담담하게 어려움에 맞서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회복탄력성Resilience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마음 근력의 힘에 비유할 수 있는 긍정적인 삶의 자세입니다.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운동은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사고 능력을 증진시키며, 중독의 가능성을 낮춥니다. 운동이 뇌 안의 혈액 순환을 향상시키기 때문입니다. 운동을 하면 뇌가 긍정적으로 변합니다.


배드민턴을 치면 우리는 회복탄력성 증진의 선순환을 맛보게 됩니다. 게임 상황에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시련에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은 1석 2조의 효과를 가져옵니다. 일단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뇌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삶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역경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운동을 하는 것, 그리고 운동을 하며 크고 작은 시련에 미리 포기하지 말고 도전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뒤돌아보지 말고 앞을 똑바로 보고 다음을 준비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파트너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열 스매싱 부럽지 않은 한 번의 값진 수비들이 있습니다. 나와 파트너에 대한 믿음을 져 버리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한 발 더 움직여 끝까지 받아낸 그 공이 당신을 성공으로 이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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