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필리아처럼 살다 갈 필이

by 필이

인생책 중 한 권이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이라는 그림책이다. 오필리아는 작고 오래된 도시의 극장에서 프롬프터 일을 하며 한평생 산다. 비록 객석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무대 구석 작은 상자 속에서 배우들에게 대사를 불러주는 일을 하지만 오필리아는 그 일을 너무도 사랑한다. 세월이 흘러 오필리아가 사는 곳에도 영화관과 텔레비전이 들어오고 작은 극장은 문을 닫게 된다.


오필리아가 거리로 나서자 어둠의 그림자들이 다가온다. 무서움, 외로움, 힘없음, 덧없음 등 주인 없는 그림자들이 오필리아에게 온다. 오필리아는 그림자를 받아들인다. 그림자들과 함께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을 열며 전국을 다닌다. 어느 눈보라 치는 날, 죽음의 그림자가 나타난다. 오필리아는 죽음의 그림자를 받아들인다. 오필리아와 그림자들은 천국으로 가 '오필리아의 빛 극장'을 연다. 천사들 앞에서 공연을 한다. 가끔 하느님도 이곳에 온다고 한다.


이 책을 너무도 사랑한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이 전해주는 감동이 너무도 크다. 전체적인 색감마저 책의 감동을 더하기에 충분하다. 오필리아 얼굴에는 살아온 세월만큼 주름이 가득하다. 아름답다. 눈빛은 아기처럼 반짝인다. 그림을 본 순간, 오필리아처럼 늙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평생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며 행복해한다. 그러다 본연의 고향으로 돌아가야 할 순간, 다가온 죽음의 그림자를 담담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렇게 살다 가고 싶다. 오필리아처럼 그렇게.


그러기 위해 오늘을 산다. 잘 죽기 위해 오늘 잘 살기로 한다. 언제가 될지 모른다. 죽음의 그림자가 오는 것은. 그렇기에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산다. 오필리아가 죽음의 그림자를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평생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았기 때문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이 행복한 그 일을. 나또한 그러기로 한다. 나 자신에게 인정받으며 하루하루를 살기로 한다. 언제라도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오면 웃으며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렇게 살기로 한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323923


제시어: 그림자

타자수: 995자

오필리아처럼~

필이~^^*


화, 수, 목, 금,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