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해 평가하는가

by 필이

평가라는 말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누가 누군가를 평가한다는 것은 사람이 사람 위에 선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 존재 자체로 존귀한데 누가 누구를 평가한다는 것인가. 불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평가 속에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받아쓰기부터 시작되는 평가는 평생을 따라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받아쓰기 그 이전부터 평가는 시작된다.


평가가 중요하게 적용되는 곳이 직장이다. 일을 한다는 것은 생계수단을 넘어 자신의 삶을 이룩하는 가장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학연 지연을 배제한 블라인드 면접은 좋은 평가 방법으로 인정된다. 한 사람에게도 인생에 중요한 전환점을 맞는 기회가 되고 기업에서도 투명한 방법으로 인재를 뽑을 수 있으니 서로가 좋은 평가 방식이다.


평가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그 방법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을 일렬로 세워 순위를 매기고 기계처럼 단답을 요구하고 정답만이 옳다는 식의 평가 방법은 옳지 않다. 시험 점수만으로 그 사람을 평가할 수 있을까? 사람에게 순위를 매길 수 있을까? 아니다. 사람은 그 수만큼 다양함을 지닌다. 다양함 속에서 자신의 기업과 맞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지 단순히 점수로 줄 세우는 건 옳지 않다.


오래 전 봤던 영상이 떠오른다. 세계적인 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하는 모습이다. 응시생이 면접을 보기 위해 기업에 오는 날, 당사자가 알지 못하게 평가가 이루어진다. 그 사람의 평소 모습을 보기 위함이다. 예를 들면 회전문에서 할머니 한 분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럴 때 응시생은 어떻게 하는가? 누군가 짐을 들고 가다 떨어트린다. 그럴 때 응시생의 반응은 어떤가? 평소 됨됨이를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한다. 어떤가? 모두 앉혀 놓고 질문하고 답하고 점수를 매긴다면 시간상으로 효율적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그 사람의 인성을 제대로 알 수 있을까?


평가를 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면 그 방법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해볼 일이다. 무엇을 위해 평가하는가. 그 질문부터 시작된다.




제시어: 평가

타자수: 998자

오필리아처럼~

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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