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가 다 되어 갑니다.
안개 속에서
감탄사를 수없이 뱉어냅니다.
안개도 작은 물방울이겠지요?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 작은 물방울이 우주의 신비를
잔뜩 전해줍니다.
생명의 신비
살아감의 신비
죽음의 신비까지도
신비함을 잔뜩 터트려주는
안개 방울에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아침입니다.
7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
평소였다면 분주했겠지요.
아이는 학교갈 준비로
필이는 출근해야 하는 준비로
파란수영장마저
가지 않는 아침을 맞이하게 되다니!
기분이 이상합니다.
파란수영장이 쉬는 날인
공휴일과 일요일 빼고는
안 간 적이 없는 필이입니다.
가서 샤워만 하고 오더라고
다녀와야
하루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만 같습니다.
정말 어쩔 수 없을 때 빼고는
파란수영장 다녀오는 것은
하루를 보내는 중요한 일과에 하나입니다.
빨간목욕탕 다니는 것이
중요한 일과의 시작이듯
파란수영장 다니는 것이
필이 삶에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
파란수영장마저 가지 못하는 아침!
모든 것이 멈춘 듯합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도
무엇부터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공휴일에는 미리 여유를 가지고 시작하니
그 여유 속에서 할 것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오늘은 아닙니다.
평일입니다.
아이는 학교를 가지 않고
필이는 출근이 늦어집니다.
갑자기 주어진 여유입니다.
갑자기 주어진 공간입니다.
이것을 무엇으로 채울지
아니
채워야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막 7시 알람이 울립니다.
그래도
아이는 깨지 않습니다.
아이를 깨우지도 않습니다.
실컷 자게 둡니다.
고 3이라는 이름으로
잠조차 제대로 자지 못한 아이.
코로나를 핑계로
예기치 못한 일주일의 휴가가 주어졌으니
실컷 잠이라도 자게 하고 싶습니다.
원래 주어지던
휴일과는 전혀 다른 기분입니다.
모든 것이 멈춘 것만 같습니다.
멈춤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무엇이 되었든
멈춤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줍니다.
무엇이 되었든
멈춤은
무엇인가 시작할 수 있는 공간을 내어줍니다.
멈춤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멈추어야
비로소 보인다고 하지 않습니까.
계속 달리기만 할 때는 보지 못한 것들
이젠 멈추고 잠시 숨고르기를 합니다.
안개가 자욱한 아침.
신비함을 가득 머금은 아침.
보이지 않는 세계 너머로
생명이 시작되고
보이지 않는 세상 속에서
생명이 저물어갑니다.
그렇게
우리는 하루를 살아갑니다.
멈춘 듯 보이는 안개 방울이
전해준 아침 단상입니다.
멈춘 듯 보이는 오늘도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오필리아처럼~
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