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온기가 너에게 따듯함으로 닿기를!

by 필이

아들아,

일곱 번째 편지를 쓴다.


오늘 아침 엄마는

대단한 결심을 했단다.


바로

오늘 떠나는 서울 여정에

노트북을 가지고 가지

않기로 한 것이야.


어젯밤 잠들 때까지만 해도

당연히 노트북을 가지고 간다 생각했단다.


너가 면접을 가고 난 시간 동안

글을 쓸 거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너도 알다시피 엄마에게

노트북이 없다는 것은

상상하기가 힘들지 않니.


노트북 사용으로

너와 했던 말이 떠오른다.


대학교 원서 준비를 하면서

네가 가진 태블릿으로 부족하다고

엄마 노트북을 쓰고 싶다고 했었잖니?


글쟁이 엄마에게서

노트북을 뺏어가면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너가 한 말 기억나니?


"대학은 가야 할 거 아니야!"


하하하하.

그때 생각하니 또 웃음이 나는구나!


너의 한 마디에

엄마는 두 손 두 발 다 들고

너에게 노트북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나 재미있는 일화를

잊어버릴 뻔 했구나.


그래도 그때는

너와 사용시간을 정해서

엄마도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었지 않니.


글이란 게

시간을 정해놓고 쓰기도 하지만

갑자기 쓰고 싶어질 때가 많은 엄마라

노트북은 늘 엄마와 함께이지.


이런 노트북을

가지고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지금 엄마에게도

중요한 일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너도 알지?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는 엄마를!


그러니

1박 2일 여정에

노트북을 두고 간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한단다.


글을 쓰든 쓰지 않든

노트북을 옆에 두고 있어야

마음이 편해지는 엄마니깐.


하지만

두고 갈 것이야.


왜냐하면

좀 더 네게 몰입을 할 것이기 때문이야.


여기에 '몰입'이라는

단어를 쓰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쓰고 싶다.


엄마의 마음에

오롯이 너,

울 아들을 담고 싶기 때문이야.


언제나 1순위,

아니지 순위를 매길 수 없는

0순위이지만

이번만큼은 좀 더 강한 의미를 두고 싶다.


그렇다고 엄마가 해주는 것도 없구나.


서울에 가서 단기 면접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도 많다는데

그것조차 넌 혼자서 하겠다고.


어젯밤,

면접에 관해서 엄마와 이야기하고 나니

마음이 좀 편안해진다고 하더구나.


엄마가 해주는 거라고는

이렇게 들어주는 것밖에 없는데도

넌 어쩜 이리도…….


아니다.

엄마, 오늘은 울지 않는다.


오늘은

내일 있을 고대 면접을 위해

우리가 함께 서울로 가는 날이야.


조금 있으면

넌 일어날 거고

우린 출발하겠지.


지방에 사는 사람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면접 시간이

야속하긴 하지만,

그 덕분에 우리 모자

이렇듯 여행처럼 떠난다 생각한다.


그래. 아들아,

우리 여행이라고 생각하자.


일생일대의 중요의 순간이야.

그건 맞아.


하지만

우리 인생이 여행이지 않겠니.


너의 긴 여행에서

하나의 점이 될 것이야.


그러니

조금은 편안하게 면접 볼 수 있기를

기도할게.


엄마가 아무리 이렇게 말해도

너의 긴장감은 어쩔 수 없을 거야.


1차 합격 발표 후부터

넌 식단 관리까지 하더구나.


매운거 빨간거 먹지 않기.

가벼운 음식 먹기.

조금 덜 먹기.


엄마는 놀랍기만 하다.


넌 정말 될놈이야!


앗!

놈이라고 해서 기분 나빠하지는 말고.

강한 표현을 하고 싶었던 거다.


아무리 생각해도

넌 네 길을 잘 살아갈 것이야.


네 삶의 여행을

아주 재밌게 해나갈 것이야.


오늘 아침에는

엄마도 살짝 긴장이 된다.

너에게

전혀 들키지 않도록 해야겠구나.


아들아,

우리 잘 다녀오자.

웃으며 내려올 수 있도록

너도 엄마도

힘내보자!


사랑한다. 내새끼!

기특하고 대견한

예쁜 내새끼!





2025년 10월 24일

아침 6시 58분


새벽별을 보고 왔단다.

무수히 많은 별들이

너의 길을 축복해주더구나.


우리 잘 다녀오자.


어젯밤 꼭 안아준

너의 온기.


엄마가 안아주는데

어찌 니가 안아준 것만 같더구나.

ㅎㅎㅎㅎㅎ


너의 온기가

엄마에게 전해져

따듯함을 주었듯이


엄마의 온기가

너에게 잘 전해졌으면 좋겠다.


춥다 느껴질 때마다

엄마의 온기가

널 따듯하게 해주기를!


그나저나

엄마는 편지를 다 쓰고

왜 또 이러고 있는 거냐?


이제 정말 안녕!

우리 잘 다녀오자!

^^*



화,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