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필이네 집!
고3 아들이 느지막이 일어난다.
토요일이라 따로 깨우지 않는다.
"굿모닝, 키위 줄까?"
"어."
짧은 아침 인사 후
아이 아침을 준비한다.
아이는 평소에는
사과 한 알과 음양수
(뜨거운 물+차가운 물=육각수로 변신한 몸에 좋은 물)
한 잔 마신다.
요즘에는 사과 대신 키위를 먹는다.
아침에는 사과 씹는 시간도 아깝단다.
몇 번 안 씹어도 잘 넘어가는 걸 찾는다.
그렇다면?
치아가 없어도 홀딱 넘어갈 수 있는 키위를 산다.
마음에 든단다.
"방에 갖다 줄까?"
"그래주면 좋지."
"오케이."
키위와 음양수를 쟁반에 담는다.
아이에게 건네준다.
"마마, 여기 대령했사옵니다."
예전에 한참 했던 마마 놀이다.
하려면 제대로 할까?
아이에게서 쟁반을 다시 뺏아온다.
아이 방 문을 닫고 나온다.
다시 문을 노크하며.
"마마, 수라상 대령했사옵니다."
문을 연다.
그대로 걸음을 떼다가
아차차차
다시 뒤로 나온다.
"마마, 기침은 하셨사옵니까?"
발소리도 안 나게 조용히 걷는다.
고개는 약간 숙인 채로
"마마, 수라상 여기에 두면 되겠사옵니까?"
아이 손에 쟁반을 건네준다.
그대로 돌아 나오다가 다시
아차차차차.
"아참, 이게 아니지?"
다시 아이 앞에까지 가서는
뒷걸음질로 나온다.
엉덩이가 보이지 않도록!
마마 놀이를 마치려는 찰나,
울 아이의 한 마디!
"엄마는 혼자서 참 잘 논다!"
푸하하하하하하.
그러게나 말이다.
혼자서 너무도 잘 논다.
근데 그거 아냐?
네가 있어야 혼자 놀기도 재밌다는 거.
네가 없으면, 혼자 놀기가 재미가 없어.
너 있을 때 엄마는
혼자 놀기 많이 할란다.
마마~!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오필리아처럼~
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