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네 컷! 지금은 어디에!

by 필이

울 아이와

해마다 부산 해운대에 간다.


엄마가 기장에 모셔져 있어

해마다 연말연초면

엄마를 만나러 간다.


자연스럽게

울 아이와의 여행이 된다.


어쩌다보니

2년에 걸쳐 인생 네 컷 사진을 찍는다.


즉석 사진방을 지나다

우연히 한 번 찍고는

두 해째 같은 곳에서 사진을 찍는다.


아이와 인생 네 컷을 찍고

해운대 밤바다를 본 날이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린다.


맞은 편 신호등 색깔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울 아이가 묻는다.


"엄마, 엄마는 인생 네 컷 중 세 번째 컷에는 무엇을 하고 있어?"


울아이는 질문을 잘 한다.


자신이 읽은 책 내용과 연관하거나

배운 것들과 연관하여

이야기해주는 것도 좋아한다.


엄마는 그 질문과 이야기를

다 못 쫓아갈 정도다.


이과 성향이라 그런 건지

관심사가 다르기도 하고

내용이 어떨 땐 너무 어렵다.


그런데

세상사가 다 연결되어 있으니

어떻게 어떻게 답을 한다.


한 번씩 던지는 질문이나

자주 하는 이야기를 통해

서로 생각을 나눌 때가

참 좋다.


신호를 기다리는 그 짧은 순간에

이렇듯 울 아이의 질문이 던져진다.

예상치도 못한 질문을 말이다.


"지금 이 순간! 너와 함께 있는 이 순간이 있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한다.


울 아이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오! 뭔가 감동인데? 나랑 있는 이 순간이 엄마 인생 네 컷에서 세 번째라는 말이지?"


엄마는 단순하게 생각한다.


인생을 네 컷으로 나누어보니,


첫 번째 컷에는

어린 시절의 엄마가 있다.

무궁무진한 미래를 꿈꾸는 어린 시절의 나.


물론

미래를 꿈꾸며

설레기만한 것은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두려움도 아픔도 함께 하고 있었다는 거.

우리 모두 안다.


두 번째 컷에는

3~40대로 결혼하고 울 아이 낳고

한창 일도 많이 하고

열정적으로 배우던

젊은 엄마가 있다.


인생의 황금기

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


지나고 보면

그때만큼 열정적이었던 때가

또 있을까 싶다.


세 번째 컷은

당연히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노년기에 접어들 준비를 하는

늙어가는 엄마인 나.


아직도 열정적이지만

호기심에 배우던 단계를 지나

인생을 배우고 있다고 할까.


삶을 반추해보며

오늘을 살고 있는 조금은 늙은.

아니 늙어가는 나.


예전에는 앞만 보고 달리기만 했다면

지금은 앞을 보지만

옆도 뒤도 다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마지막 네 번째 컷에는

아름답게 늙은 엄마가 있다.


지금 그리는 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삶에 책임지는 모습으로

아름답게 늙은 엄마인 나.


그러니 당연히

세 번째 컷은

지금 이순간이다.


울 아이와 함께 하는

이 순간 순간!


아이가 던진 짦은 질문 하나에

생각이 무궁무진하게 많아지던 날이다.


지금도 인생 네 컷 사진을 보며

울 아이와 함께 한

해운대 바닷가를 떠올린다.


해 뜨는 바다도

해 지는 바다도

한낮의 태양빛에 반짝이는 바다도

한밤에 검은 파도만이 살아있던 바다도


함께 한 모든 순간이

울 아이에게도

엄마인 나에게도

그림처럼 그려져 있다.


이것은

우리 삶에 배경이 되어 늘 함께 한다.


그러면서

우리의 인생도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행복이라는 그림을 그리며.




우리네 인생을 네 컷 사진에 담는다면

여러분은 지금 몇 번째 컷에 있는가?


울 아이의 질문처럼

세 번째 컷에는 어떤 사진이 담겨 있는가?


아님,

두 번째 컷에는?


그날 그밤 그 해운대 바닷가

횡단보도가 떠오른다.


초록불이 바뀌어 건너가면서도

두 손 꼭 잡고 이야기나누던

우리 삶의 배경이 된

그날 그밤 그 길이!


우리의 인생 네 컷에

소중히 보관된다.


오필리아처럼~

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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