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윌리스 기사가 '죽음이후'의 약속을 떠올리게 한다
브루스 윌리스 기사가 가슴에 와닿는다.
브루스 윌리스가 임종을 앞두고 가족들이 사후 뇌 기증을 결정했다는 기사이다.
할리우드 배우 브루스 윌리스(70)가 전두측두엽 치매(FTD)를 앓고 있는 가운데, 가족들이 그의 사후 뇌기증을 결정했다.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브루스의 아내 엠마 헤밍 윌리스는 "뇌 연구를 위해 브루스 윌리스의 사후 그의 뇌를 기증하겠다"라며 "어려운 결정이지만, 전두측두엽 치매(FTD)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해 기증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브루스 윌리스는 2022년 3월 실어증으로 은퇴한 지 1년 만에 전두측두엽 치매 진단을 받았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뇌 뉴런의 점진적인 퇴화를 일으키는 뇌 질환으로 성격 변화, 강박 행동, 언어 장애 등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스는 현재 아내 그리고 어린 딸들과 떨어져 지내며 24시간 전문 돌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브루스 윌리스는 현재 딸들도 못 알아 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자신이 배우였다는 사실도 알지 못한다는 전언이다.
- 기사 중 -
이 기사가 왜 가슴에 와 닿는가. 브루스 윌리스를 특별히 좋아하는가. 그런 건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무엇이길래 지금 당장 이 글을 쓰게 만드는가. 이 기사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죽음이후'에 대해서이다.
죽음이후 무엇이 있을까?
알 수 없다.
법륜스님도 그렇게 말씀하신다. 죽음이후를 아는 사람은 없다고 말이다. 사후세계를 다녀왔다는 책을 읽었다. 나름 감명깊게 읽고 지금의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한다.
아옹다옹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한다. 우리 모두는 우주로부터 온 존재이고 모두가 연결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이것은 지금의 나를 지배하고 있는 가치관이 되기도 한다.
죽음이후를 생각해본다. 브루스 윌리스의 뇌 기증 소식에 다시 한번 더 죽음이후를 떠올려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화장을 하게 된 것이 언제부터인지는 모른다. 화장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죽음이후가 된 것이 언제부터인지 모른다.
오래 전에는 화장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몸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유교의식이 만연했기 때문이다. 죽은 이후에도 이것은 당연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지 죽은자들이 차지하는 땅이 넓어지고 있다고 느낀다. 죽고나서까지 이 땅을 차지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려줄 것도 없는데 죽고나서까지 땅을 차지하고 싶지는 않다.
오래 전 기억이다. 그 오래 전부터 화장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장기기증 각막기증을 신청한다. 이또한 아주 오래 전부터 한 것이다. 지금은 신분증에 아예 인쇄가 되어서 증명해주지만 그 옛날에는 스티커를 붙이고 다녔다. 작은 동그라미에 장기기증, 각막기증이라고 적혀있는 스티커다.
그러다 어느날 우리 나라는 해부할 시체가 없다는 기사를 읽는다. 시체마저 중국에서 수입을 해온다는 것이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시체 해부가 필수인데 해부할 시체가 없다는 기사를 보고야 말았다.
신문 한쪽에 실린 기사를 어떻게 보게 된 건지 지금 생각해보면 미스터리다. 평소 잘 보지도 않던 신문을 말이다. 그 기사에 있는 전화번호를 누른다. 시체기증 신청을 한다. 이또한 아주아주 오래 전이다. 20대 중후반쯤으로 기억한다.
장기기증은 신분증에 인쇄가 되어서 나오니 알 수 있는데 내가 한 시체기증은 어디에서 알 수 있는 것일까? 찾아보고 싶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천주교재단(?)에서 하는 시체기증을 하고 싶다. 어디선가 들으니 천주교에서는 아주 소중하게 내 몸을 마무리해준다는 것이다.
필요한 장기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새롭게 태어날 것이고 시체는 기증하여 해부하고 연구하는 곳에 잘 쓰일 것이다. 그것마저 끝나고 나면 깨끗하게 소중하게 화장을 해준다는 것이다.
사실 두렵긴하다. 그 옛날에는 죽고 나서 몸뚱아리가 무슨 소용인가. 죽은 몸이라도 세상에 이로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처럼 아름다운 것이 있겠는가. 생각하며 모든 것을 신청한다. 마칠필 맑을숙 이름의 재해석처럼 맑게 마칠 아름다운 죽음이다 생각한다.
죽고나서 아무것도 모르지 않는가. 그러면서도 죽은 내 몸이 칼로 도려내지고 사람들에 의해 이리저리 굴린다고 생각하면 망설임은 자연스러운 것이 된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것이 있다.
죽음이후 몸뚱이가 무슨 소용인가 하는 것이다. 죽은 이후라도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보다 더 값진 죽음이 있겠는가.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좀 더 연장될 수 있다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면 시체해부로 더 좋은 의사가 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값진 죽음이 있겠는가.
우리 나라는 아직은 본인이 원한다고 해도 가족들이 원하지 않으면 시행할 수 없다고 한다. 이또한 내 의사를 존중할 수 있도록 살아있을 때 해놓는 무엇이 있다고 얼핏 들었던 기억이 있다.
나의 죽음을 나의 존엄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수많은 줄에 의지한 채 생명을 연명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살아있는 장기를 필요한 곳에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죽음이후에는 시체해부를 해서 인간의 생명을 존엄하게 여기는 의사 선생님이 되는 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브루스 윌리스 기사가 오래 전 필이가 생각하고 약속한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한때는 조금이라도 싱싱(^^;;)한 장기를 기증하기 위해 더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고 했던 적도 있었다. 결국 내 몸을 건강하게 지키는 것이 이후 삶에 내가 바라는 나눔을 실천할 수 있게 될테니깐! 지금이라도 장기를 몸을 더욱 건강하게 해야겠다. 오래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오필리아처럼~
필이~^^*